두산밥캣과 비슷하거나 더 큰 규모로 상장한 기업들은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예외 없이 흥행에 성공했다. 뛰어난 인지도를 갖춘 기업 주식의 ‘대규모 할인행사’로 받아들여지면서 폭넓은 투자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낸 결과다. 주식을 배정받지 못한 투자자들이 뒤늦게 몰리면서 상장 첫날 거래 가격도 모두 공모가를 뛰어넘었다.

8일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공개(IPO) 사상 공모금액 1조원을 웃돈 4개사 일반투자자 청약에는 모집주식 수 대비 최소 23배에서 최대 195배 수요가 몰렸다. 2010년 3월 상장한 한화생명(당시 대한생명)의 경쟁률은 23 대 1이었고, 두 달 뒤 상장한 삼성생명은 40 대 1을 나타냈다. 2014년 11월 상장한 삼성SDS는 134 대 1, 한 달 뒤 상장한 삼성물산(제일모직)은 무려 195 대 1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전체 공모주식 수의 20% 정도를 일반투자자 몫으로 배정하는데 100주를 청약해야 봐야 1주도 받지 못한 셈이다.

거래 첫날 수익률도 좋았다. 한화생명은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 공모가(8200원)보다 7.9%, 삼성생명(11만원)은 3.6% 높은 가격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SDS와 삼성물산은 ‘대박’을 터뜨렸다. 삼성SDS는 공모가(19만원)보다 72.4%, 삼성물산(5만3000원)은 113.2% 높은 가격으로 첫 거래를 마감했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2년 이후 공모주는 평균 20% 이상의 매력적인 수익을 내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며 “인기가 높은 종목은 충분한 물량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니 전략적으로 참여금액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