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펀드 환매 압력을 딛고 2060선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자 추가 상승에 대한 전망이 늘고 있다. 국내 회사들의 3분기 실적이 상반기에 이어 ‘깜짝 실적’을 달성할 것이란 기대가 커진 데다 미국 금리 인상도 연말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펀드자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여전히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코스피 2060 안착에 인버스 투자자 '울상'
◆외국인 4거래일 연속 순매수

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65포인트(0.23%) 내린 2061.88에 장을 마감했다. 오전 한때 2070선을 뚫으며 연중 최고점을 찍었지만 오후에 상승폭을 반납하면서 약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가 각각 560억원, 19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87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4거래일째 ‘사자’에 나섰다.

지난 5일 코스피지수가 14개월여 만에 2060선을 돌파한 뒤 3거래일 연속 이를 지켜내자 증권가에선 긍정론이 확산되고 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금리 인상 변수에도 버텨낼 만큼 시장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해졌다”며 “연말로 갈수록 고배당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나 수급도 호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관론’의 대표주자인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금리가 낮기 때문에 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다”며 2150을 지수 상단으로 제시했다.

긍정론의 중심에는 실적 개선 기대감이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3분기 실적 전망치가 있는 452개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을 합산한 결과 총 41조2829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작년 동기보다 30% 이상 늘어난 것이다. 2분기에 이어 다시 한 번 분기 최고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측면에서도 아직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수준으로 주요 선진국의 약 65%에 불과하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밸류에이션을 고려했을 때 미국 대선, 금리 인상 등 변수가 나타나더라도 연말까지 급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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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버스 투자자 “어떡하라고…”

코스피지수 2000선 이상에서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어 박스권 돌파가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긴 지난달 5일에서 지난 6일까지 총 21거래일 중 20일 동안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이 순유출(유입보다 유출이 많은 것)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자금 이탈 규모는 2조1748억원에 달한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경제의 펀더멘털 측면에선 큰 변화가 없지만 지수가 2000만 되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을 빼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며 “2100선 돌파가 쉽지 않은 이유”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은 개인 펀드 환매가 늘어나면 자금을 돌려주기 위해 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자 주가가 내려가면 이익을 보는 ‘인버스’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코스피200지수 등을 거꾸로 추종하는 ETF와 인덱스펀드 투자액은 지난 6일 2조725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초(2조1628억원) 대비 6020억원(27.84%)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주가가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인버스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보고 있다. 대표 상품인 인버스 ETF 3종(KODEX 인버스·TIGER 인버스·KINDEX 인버스)의 최근 한 달 평균 수익률은 -2.77%에 그쳤다. 최근 1년 수익률은 -13.60%로 저조하다.

최만수/김우섭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