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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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연고점을 높이며 박스권(1800~2050)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은 있지만 지수가 추가로 상승해 최근 몇 년 간 이어진 박스권을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하면서 수급이 다시 살아났고, 주요 기업의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다는 이유에서다.

◆ 美 금리 인상 우려 완화

7일 오전 10시5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77포인트(0.18%) 오른 2070.30을 기록하고 있다. 지수는 사흘째 연중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9월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한 만큼 코스피지수의 강세는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매파적인 잭슨홀 연설로 조정을 받아왔다"며 "그러나 미국 고용 지표가 부진하자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는 15만1000개 증가했다. 이는 시장이 예상한 18만개 증가를 훨씬 밑돈 수치다. 지난달(수정치 27만5000개)과 비교하면 일자리 증가 속도도 크게 둔화했다.

간밤 나온 미국의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부진도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끌어내렸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8월 서비스업 PMI가 51.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55.0을 밑돈 것이자 2010년 2월 이후 최저치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등 상장사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뒷받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도 유지되고 있어 유동성 유입 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수급 주체, 순매수 기조 강화

박스권 돌파 가능성이 높아진 시점에서 수급 주체들의 매수 기조가 강해지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말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코스피지수의 상승 탄력을 떨어뜨려왔다. 그러나 지난 3거래일간 약 7500억원을 순매수하며 '사자' 행진을 재개하고 있다. 지난 2월 이후 순매수 규모는 약 12조원에 달한다.

이 연구원은 "미국 경제 지표가 금리 인상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어 외국인은 매수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원·달러 환율도 하락해 외국인 수급 여건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코스피지수 상승을 가로막은 기관의 주식형 펀드 환매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국 주식형 펀드는 2013년 이후 자금이 계속 유출됐으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지난 7월부터 자금 유입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은 신흥국 주식형 펀드 움직임을 3~6개월 가량 늦게 뒤따른다"며 "이러한 흐름을 감안할 때 빠르면 내달, 늦으면 연말부터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의 순유입 전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었을 경우 나타나던 펀드 환매 움직임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추가 상승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그는 "올해는 낮은 지수 범위에서 펀드 환매가 늘어나는 등 매물벽이 완화되고 있다"며 "기관의 매도 압력이 해소되면 연말까지 코스피는 생각보다 긍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