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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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미국 고용 지표가 모호하게 나오면서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고용 지표가 예상치를 밑돈 만큼 금리 인상이 오는 12월 한 차례 이뤄질 것으로 봤다. 그러나 중앙은행(Fed) 위원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신호) 발언을 감안 할 때 인상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판단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가 15만1000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이 예상한 18만개 증가를 훨씬 밑돈 수치다. 지난달(수정치 27만5000개)과 비교하면 일자리 증가 속도도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그동안 재닛 옐런 Fed 의장과 스탠리 피셔 부의장은 고용 지표가 이번달 금리 인상의 주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막상 결과가 부진하면서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평가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고용 지표는 금리 인상을 지지하기에 부족하다"며 "고용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질적인 개선도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실업률은 전달과 같은 4.9%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임금 상승률은 0.1% 증가하는 데 그쳐 지난 7월(0.3% 증가)과 비교해 속도가 줄었다. 경제활동 참가율과 고용률 역시 각각 62.8%, 59.7%로 전달과 동일해 충분한 개선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 연구원은 "앞서 발표된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의 부진 등을 고려하면 경제 지표 개선이 미흡한 상황"이라며 "이번달 보다는 오는 12월 금리 인상에 무게가 실린다"고 분석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도 "고용 지표를 감안할 때 이번달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다"며 "특히 지난달 말부터 국제유가의 급등세가 꺽인 것도 인상을 어렵게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지난 6월 배럴당 51달러로 오른 뒤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배럴당 47달러까지 소폭 반등했으나 이내 하락해 40달러선 중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고용 지표가 단순히 부진했다고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Fed의 매파적 위원들이 언급한 수준(7만5000명~15만명)에는 부합하기 때문이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고용 지표는 매파적 발언에 비교할 때 괜찮은 수준"이라며 "이번달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Fed가 분기마다 발표하는 자연실업률(장기 평균)도 4.8% 수준"이라며 "지난달 실업률(4.9%)와 비교할 때 완전 고용에 근접한 점도 이번달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음에 힘을 보탠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주식과 채권, 주택 등의 자산이 강세를 보이는 점도 경계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았다. Fed가 쏠림을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고용 지표는 금리 인상과 불가, 어느 한 쪽의 손도 들어주지 못했다"며 "채권 및 외환 시장은 여전히 이번달 금리 인상의 잠재적 위험이 남아있는 것으로 판단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