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평촌 지스퀘어 8341억에 인수
한국투자증권이 경기 안양 평촌신도시에 있는 복합쇼핑센터인 평촌 지스퀘어를 8341억원에 인수한다. 올해 이뤄진 국내 단일 부동산 거래 중 가장 큰 규모다. 증권사들이 국내외 부동산에 대한 직접 투자 및 재판매를 늘리고 있는 움직임과 맞물려 주목된다.

GS리테일은 31일 부동산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을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스퀘어를 보유할 펀드 조성과 운용을 맡고 실제 자금은 한국투자증권이 대기로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펀드 지분 총액 3700억원에 대한 인수확약서(LOC)를 매각 측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4641억원은 금융권 대출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최종 계약은 오는 10월께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이 2010년 조성한 평촌 신도시의 지스퀘어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등이 입점해 있는 복합 쇼핑몰이다. 올해 시장에 나온 대형 부동산 중 가장 인기 있는 매물로 꼽혔다. 롯데백화점 점포 중 매출 최상위권인 평촌점과의 장기 임대 계약이 16년 남아 있는 데다 배후 신도시 인구도 증가 추세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자산운용사 10여개가 지난달 입찰 제안서를 내 경쟁한 끝에 한국투자증권-이지스자산운용이 최종 승자가 됐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잠재적 지분 투자자도 확보하고 있었고, 입찰 응모 시 보증금을 최대 한도인 입찰가의 10%로 납부하겠다는 제안을 했을 정도로 자신 있는 거래였다”고 설명했다.

당초 매각가는 7000억원대 중반으로 예측됐지만 GS리테일이 세운 프로젝트금융회사(PFV)인 코크랩지스퀘어가 보유한 업무용 빌딩(연면적 3만㎡ 규모)도 함께 판매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면서 매각가가 높아졌다. 상업 시설이 들어선 A·B동은 약 7580억원, 오피스 빌딩은 761억원이 매겨졌다.

최근 증권사들은 부동산 거래에서 투자자 주선을 하는 데서 벗어나 직접 돈을 넣거나 총액 인수를 한 뒤 쪼개 개인 및 기관투자가에 재판매(셀다운)하고 있다. 대형 해외 부동산을 속속 인수하고 있는 미래에셋증권과 PFV 투자에 강점이 있는 메리츠종금증권이 대표적이다. NH투자증권이 자금을 모으고 있는 서울 여의도 파크원 프로젝트도 NH금융그룹 차원에서 자금 약정을 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시장 상황에 따라 지스퀘어 지분을 재판매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해당 펀드의 연간 목표수익률은 4~5%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전문가인 김성환 전무가 IB그룹장을 맡으면서 국내외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대체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폴란드 브로츠와프 아마존 물류센터(930억원), 호주 캔버라 루이사로손 빌딩(2070억원), 벨기에 브뤼셀 아스트로타워(2100억원) 등을 따냈고 최근엔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가 장기로 임차할 프랑스 파리 오피스 빌딩(4000억원가량) 인수를 추진 중이다.

김대훈/윤정현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