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코스닥 침체 장기화…700선 복귀 언제?
코스닥시장이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부침을 겪으면서도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는 반면 코스닥지수는 '마의 700선'을 밑돌며 상승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의 부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대형주 위주의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30일 오전 10시51분 현재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7.33포인트(1.10%) 오른 670.91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2일 705.18을 기록한 후 11거래일째 600선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여름 780선을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100포인트 이상 떨어진 셈이다.

코스닥시장의 부진은 외국인·기관의 '코스피 집중'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증시의 위험자산 선호 추세가 코스피시장에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브렉시트가 결정된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이 대형주로 몰리면서 코스닥지수가 코스피지수 대비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서 6개월 연속 중소형주 펀드 환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등 악재에 있어서는 코스닥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전날 코스닥지수는 잭슨홀 연설의 영향에 2.48% 급락했다. 반면 코스피지수는 하락폭이 0.25%에 그쳤다. 잭슨홀 연설 이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요국의 증시가 하락한 것에 미뤄볼 때 국내 증시에서는 미국 금리인상 우려가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전날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840억원 순매수를 기록한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51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양 시장에서 모두 순매도했던 기관도 코스닥시장에서의 매도 규모가 더 컸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이 당분간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짧은 기술적 반등이 있을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수급이나 실적 등 중요한 변수에서 변화가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관련 주요 지수들이 일제히 저점에 있어 단기 반등 가능성이 있다"며 "대형주 대비 단기 낙폭이 컸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실적 모멘텀(상승동력)이 뒷받침되지 못하자 기관의 순매도가 지속되고 있다"며 "의미있는 반등을 위해서는 기관의 매도세가 바뀌는지, 실적 전망이 개선되는지가 선행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한 연구원도 "코스피의 3분기, 연간 이익 추정치가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는 반면 코스닥의 이익 추정치는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다가오며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는 코스피로의 자금 유입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당장은 코스닥의 반등이 쉽지 않아 대형주 중심의 접근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