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 등 지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인덱스펀드 규모가 줄고 있다. 인덱스펀드의 대체재로 떠오른 상장지수펀드(ETF) 성장세가 가파른 데다 수익률도 ETF에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펀드평가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주식형 ETF를 제외한 순수 인덱스펀드 설정액 규모(24일 기준)는 4조4989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6조3760억원)에 비해 1조8771억원 줄어든 수치다. ETF 설정액(9조4626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인덱스펀드와 ETF는 지수를 추종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상품이다. ETF는 상장돼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다는 게 차이다.

투자가 간편한 ETF로 뭉칫돈이 옮겨가면서 인덱스펀드 규모는 줄어드는 추세다. 한 자산운용사 패시브운용 관계자는 “현재 유지되고 있는 인덱스펀드의 대부분은 연기금 공제회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의 일임 자금”이라며 “개인투자자는 굳이 인덱스펀드로 지수투자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순수 인덱스펀드는 수익률 상위 목록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설정액 100억원 이상 인덱스펀드(ETF 포함) 가운데 연초 이후 수익률 상위 1~10위는 모두 ETF가 차지하고 있다. 1위는 ‘미래에셋TIGER헬스케어ETF’(연초 이후 수익률 69.57%)다. 미래에셋TIGER중국소비테마ETF(29.60%), 미래에셋TIGER경기방어ETF(23.43%), 삼성KODEX배당성장ETF(13.49%) 등 ETF가 뒤를 잇고 있다. 순수 인덱스펀드로는 ‘흥국로우볼전략’펀드(7.34%)가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수투자 상품으로 인덱스펀드보다 ETF의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하는 운용사들은 관련 조직을 재정비했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 인덱스운용본부와 ETF운용본부를 분리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2014년 12월 별도의 ETF운용조직을 꾸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ETF 운용과 마케팅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