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23일 오후 3시40분

미국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블랙스톤이 올 들어 조성한 부동산 대출 펀드에 국내 기관들이 1조원을 투자했다. 보험사·공제회·연기금 등이 해외 대체투자를 늘리면서 해외 운용사에 위탁하는 자금 규모가 불어나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행정공제회는 블랙스톤이 결성한 ‘3호 부동산 대출펀드’에 5000만달러를 넣었다. 교보생명(3000만달러), KB손해보험(3000만달러), 건설공제회(2000만달러), MG손해보험,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등도 참여했다.

앞서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는 각각 3억달러와 1억5000만달러를 이 펀드에 투자하기로 약정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관의 투자 규모는 총 1조원에 달한다.

블랙스톤은 당초 약 8000억원을 국내에서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이 펀드에 투자하려는 국내 기관투자가가 몰리면서 조달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스톤 3호 부동산 대출펀드는 미국 유럽 등 세계 주요 도시에 있는 우량 부동산의 중순위 대출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총 펀드 규모는 40억달러(약 4조8000억원)에 달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교원연금 등 해외 연기금과 기관투자가도 이 펀드에 돈을 넣었다.

블랙스톤 3호 부동산 대출펀드가 인기를 끈 것은 부동산 자산에 직접 지분 투자하는 것보다 투자 위험은 낮으면서도 연 6%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블랙스톤의 기존 부동산 투자 실적이 좋았던 것도 국내 기관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2013년 35억달러(약 4조2000억원) 규모로 결성된 블랙스톤 2호 부동산 대출펀드의 내부 수익률(IRR)은 연 9% 수준이다.

블랙스톤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한 ‘부동산 에쿼티 펀드’에도 동부화재 등 국내 보험사들이 약 1조원을 투자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해외 장기 자산에 돈을 넣으려는 국내 기관의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며 “해외 운용사에 돈을 맡기는 방식의 해외 대체투자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김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