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8일 3년7개월 만에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면서 이번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에 8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며 성장 둔화를 우려하던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다시 받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세 지속을 점치면서 최근의 원화 강세와 애플의 신제품 출시 영향 등을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성장 불씨 안 꺼졌다"…1년 새 50만원 이상 올라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종전 최고가를 가볍게 돌파한 뒤 160만5천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높여가고 있다.

종전 사상 최고가는 2013년 1월3일 기록한 158만4천원이다.

맥쿼리, CS 등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 상위 창구에 올랐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2분기에 8조원대의 깜짝 실적을 기록한 이후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의 선전 속에 2013년 초 158만원대까지 치솟았으나, 2014년 3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추락하며 한동안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작년 상반기에도 150만원대에 진입한 바 있으나, 차익실현 매물 및 실적 우려 지속으로 다시 미끄럼틀을 탔다.

작년 8월에는 중국 경기 우려 영향까지 겹치며 장중 103만3천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당시와 비교하면 일년 새 50만원 이상 오른 것이다.

부진을 겪던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무엇보다 실적 개선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감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9분기 만에 8조원대에 다시 올라서며 성장 불씨가 꺼지지 않았음을 시장에 보여줬다.

특히 주력 사업부인 IT·모바일(IM) 부문에서 4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이 호실적의 핵심이었다.

실적 개선세가 이번 2분기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 랠리를 지속시키고 있다.

시장 전망이 엇갈리는 스마트폰 사업부의 성장세가 둔화하더라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부문의 실적이 뒷받침해줄 것이란 기대감이 많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이익 수준이 분기 4조원대에서 급락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며 "반도체의 이익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외국인들이 초반의 랠리를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기관이 매수 바통을 이어받으며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49.4% 수준이던 외국인 지분율은 전날 기준으로 51%대까지 늘어났다.

주가가 오르며 삼성전자가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작년 말 기준 삼성전자가 코스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93%였으나, 이날 현재는 17%대를 기록하고 있다.

◇ "더 오른다"…'목표주가 200만원' 등장

이 같은 삼성전자 랠리에 시장의 관심은 '어디까지 오를 것인가'에 쏠려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올해 3, 4분기에도 8조원대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자동차 전장 사업 등 미래 성장동력이 실적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30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려 '연 매출 200조원·영업이익 30조원' 시대를 사상 두 번째로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줄을 잇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목표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3년과 작년 삼성전자의 주가는 150만원을 벽으로 번번이 주저앉았다"며 "다만 당시 컨센서스(기대치) 추이에 대한 하향 조정이 일부 시작된 반면 지금은 상향 조정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현 상황은 실적이나 주가 리스크가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현재 수급적 부담이 현저히 적고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과도하지 않은 수준에서 긍정적"이라며 목표주가를 173만원에서 180만원으로 올려잡았다.

박기범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50조7천억원, 영업이익은 8조1천억원이 될 것"이라며 2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8조원대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또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17.4% 증가한 31조1천억원, 내년에는 34조2천억원으로 늘어 구조적 이익개선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주가를 170만원에서 18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200만원까지 올려잡았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삼성전자는 인수합병 전략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하고 있다"며 "지난달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比亞迪·BYD)를 인수했는데, 자동차 전장 사업이 미래 성장 사업을 이끌 전망"이라고 말했다.

소 연구원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20.1% 증가한 31조7천억원으로 예상한다"며 "갤럭시노트 7의 판매 호조, 메모리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압도적인 경쟁 우위를 고려해 목표주가를 185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상향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10조6천억원과 31조5천억원으로 각각 작년보다 4.9%, 19.1% 늘면서 2013년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서 목표주가를 17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 요인이 주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제조업체는 최근의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지면 영업이익에 타격을 입게 된다.

올해 2분기 실적을 견인했던 IM 부문은 오는 9월 출시되는 '아이폰7'과의 한판 대결이 예정돼 있어 수익성이 다소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성서호 기자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