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8일 앞으로 진행될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이 다른 기업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의 개편 이후 재벌기업의 주주친화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윤태호 연구원은 "야당의 지배구조 법안 발의, '원샷법' 시행, 당면한 삼성SDS의 인적 분할 등의 이슈로 삼성의 다음 행보에 대한 시장 관심이 높다"며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과 4차례 진행된 특별 자사주 매입, 삼성전자의 주가 강세 이후 삼성 지배구조 개편의 종착지인 삼성전자 분할이 초미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내년 대선 준비가 본격화되면 야당은 물론 여당도 대선 승리를 위해 다소 급진적인 법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고, 현재 야당이 국회를 과반수 차지했다는 점에서 지배구조개편을 무한정 미루기도 힘들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올해 삼성의 현안인 삼성SDS 인적분할, 삼성중공업 유상증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이 무사히 마무리되면 이후 삼성전자 분할과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연구원은 "20대 국회에서 야당은 재벌기업의 지배구조 법안을 발의했다"며 "자사주의 의결권 제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규제 강화 등은 대부분의 재벌기업에 적용되지만 핵심은 삼성그룹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이 최종 지배구조개편 과정에서 주주, 정부, 정치권, 여론(대중)을 설득하고 3세 경영 체제 하의 전망을 어떻게 제시하는지가 지배구조개편을 준비 중인 다른 기업에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SK와 SK C&C 사례처럼 지배구조 개편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분할 이후 삼성전자의 미래 청사진과 적극적인 주주 친화정책을 동시에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현대차그룹, 한화, CJ, 롯데 등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지 않은 대부분의 재벌기업은 삼성의 최종 지배구조 개편과 결과를 살펴본 후에 경영권 승계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보여준 적극적인 행보를 고려하면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요구는 높아질 전망이다.

윤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을 준비 중인 기업은 각사가 당면한 이슈에 따라 부담이 있을 수 있으나 재편을 수월하게 진행하고자 주주총회에서 일반 주주의 절대적인 지지가 필요할 것"이라며 "따라서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은 이후 대기업의 주주친화정책에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