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2일 닷새 연속 연고점을 경신함에 따라 박스피(박스권+코스피) 돌파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우호적인 대내외 환경 등을 감안하면 코스피 상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7포인트(0.08%) 오른 2,050.47에 장을 마감하며 종가 기준으로 작년 11월4일(2,052.77)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2,050선에 올라섰다.

장중 한때 2,060.84까지 뛰면서 장중 기준으로 작년 10월29일(2,064.72) 이후 처음으로 2,060선을 터치하기도 했다.

2,060선을 밟은 이후에는 지수 레벨에 대한 부담으로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숨고르기 장세를 이어갔다.

간밤 국제유가가 4% 급등하고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로 마감한 것이 이날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됐다.

미국의 금리 인상 지연 기대감과 국제신용평가사 S&P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 효과는 지속적으로 국내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전날 8월 옵션 등 만기일 영향으로 소폭 순매도를 보였던 외국인은 이날 다시 616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바이 코리아'를 재개해 추가 상승을 기대하게 하는 여건을 만들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2007년 금융위기 직전까지 높아진 반면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은 최근 10년 평균을 조금 넘어서고 있어 외국인이 한국과 같은 건전한 신흥국을 선호하고 있다"고 최근의 랠리 배경을 분석했다.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시장 환경이 우호적인 가운데 수출 증가율 턴어라운드 가능성 확대와 그에 따른 국내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이 강화되면서 시장 상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레벨 부담으로 숨고르기 장세가 펼쳐질 수 있지만 결국은 완만한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미국 현지시간 17일)를 기점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슈가 다시 부각되면 지수 상승 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김예은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주가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금리 인상 논의에 적절한 시점에 도달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금리 인상 이슈가 부상하면 외국인 매수 강도가 약해지면서 단기적으로 상승 탄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환경에선 업종별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투자전략을 가져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좁은 박스권 내의 업종별 순환매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며 정보기술(IT), 소재·산업재, 은행 등 경기민감재 중심의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의 원/달러 환율 환경은 사드 배치 파장이 집중됐던 중국 소비 관련주 등 내수주의 낙폭이 만회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