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11일 오후 6시52분

중국 대형 가전업체 메이디와 현대백화점이 국내 생활가전 제조·렌털업체인 동양매직 인수전에 도전장을 냈다. SK네트웍스와 CJ에 이어 이 회사들도 뛰어들면서 당초 재무적투자자(FI) 중심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 동양매직 인수전이 국내외 대기업과 사모펀드들이 참여하는 각축전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와 NH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이 매각을 추진 중인 동양매직 예비입찰에 13개 후보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현대백화점, SK, CJ뿐 아니라 OCI 계열 화학회사인 유니드, 문태식 아주그룹 창업자의 3남인 문덕영 부회장이 이끄는 AJ네트웍스 등 국내 대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AJ네트웍스는 스탠다드차타드(SC) 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지난 3월 일본 도시바의 가전사업 자회사를 인수한 중국 가전업체 메이디도 동양매직 인수를 위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국 내수 시장에서의 막강한 영향력으로 동양매직의 중국 시장 진출을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대기업 못지않은 인수 후보로 평가된다. 지난 4월 인수한 일본 가전업체 샤프를 앞세워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하던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은 LOI를 제출하지 않았다.

국내외 유수 사모펀드 운용사들도 대거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칼라일, 베인캐피털,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유럽계 CVC캐피털 등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LOI를 냈다. 다만 막판까지 참여를 고심하던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는 인수전이 너무 과열됐다고 보고 입찰을 포기했다.

토종 사모펀드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도 예비입찰에 응찰했다. VIG파트너스는 투자 회사인 안마의자 제조·렌털업체 바디프렌드를 앞세워 인수전에 참여했다.

시장에서는 동양매직 인수가격이 5000억~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가격 우위만으로 동양매직의 새 주인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매각 측은 오는 16일께 5~6개의 적격예비후보(쇼트리스트)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동훈/유창재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