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40을 웃돌며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탄탄한 체력을 갖고도 주가가 지수 상승세에 못 미치는 종목이 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늘고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세도 뚜렷하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도 안 되는 종목들이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풍산은 1.55% 오른 3만27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7일 2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 달 전 1733억원에서 2009억원으로 15% 늘었다. 그 사이 주가는 6.69% 뛰었다.
실적전망 대비 '덜 오른 종목' 노려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83%이던 이 회사의 ROE는 올해 17.52%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ROE는 회사가 자기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해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그럼에도 이 종목의 올해 예상 PBR은 0.77배에 불과하다. PBR이 1배 미만이면 주가 수준이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할 때의 가치보다 낮다는 의미다. 노현주 흥국증권 연구원은 “구리 가격의 변동성만 커지지 않으면 신동부문 실적 개선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4분기는 방산부문도 성수기여서 영업환경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풍산처럼 실적이 꾸준히 상향 조정되면서 여전히 저평가돼 있는 종목에 주목할 것을 주문한다. PBR이 낮아도 기업 기초여건이 개선돼야 주가가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PBR이 1배가 채 안 되는 종목 중 기초체력이 강화된 곳에는 은행(JB금융지주 KB금융 우리은행), 증권(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보험(삼성생명 현대해상) 등 금융주가 대거 포함됐다. 올 들어 주가가 회복세인 조선(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건설(대림산업 현대건설), 철강(포스코 현대제철) 등 경기민감주들도 저평가주에 속했다.

지난 2분기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KTSK이노베이션, 중고차 사업으로 신성장 동력에 대한 기대가 높은 AJ렌터카도 눈길을 끌고 있다. PBR이 1배 미만인 이들 세 종목의 ROE 개선세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ROE 5.28%에서 올해 18.97%, KT는 5.22%에서 13.15%, AJ렌터카는 8.06%에서 17.29%까지 뛸 것으로 예상됐다.

정재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의 기초 여건에 비해 PBR이 과소평가된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상대적인 가치투자 전략”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