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완구업체인 헝셩그룹이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모집금액의 4분의 3을 채우는 데 그쳤다. 올해 증시에 입성한 31개사(스팩 제외) 가운데 첫 번째 청약 미달이다. 지난달 불거진 중국원양자원의 허위공시 파문이 중국 기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 결과로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9일 헝셩그룹 상장 주관사인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이날 마감한 헝셩그룹 일반공모 청약경쟁률은 0.77 대 1로 최종 집계됐다. 일반투자자 대상으로 400만주, 144억원어치 주식을 배정했으나 청약주식 수는 307만주에 그쳤다. 헝셩그룹은 전체 2000만주, 720억원어치 공모주 가운데 기관투자가들에 배정하고 남은 20%를 일반투자자 몫으로 돌렸다. 청약 미달 주식은 전량 주관사인 신한금융투자가 인수한다. 코스닥시장 상장 예정일은 오는 18일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국원양자원의 허위공시로 인해 상당수 개인 투자자가 중국 기업에 등을 돌린 것 같다”며 “청약 상담 과정에서 회사를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문의한 투자자도 많았다”고 말했다.

2009년 증시에 입성한 중국원양자원은 지난 4월부터 자회사 파업, 채무 원리금 연체와 계열사 지분 가압류 등 악재성 공시를 쏟아냈다. 하지만 지난달 거래소가 확인한 결과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자산운용사 공모주 투자담당 펀드매니저는 “중국원양자원의 허위공시 여파로 국내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