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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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과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신 한국투자증권이 이번에는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하이투자증권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5일 한국금융지주는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자기자본 4조원 이상 투자은행의 실익을 고려해 하이투자증권 인수 및 유상증자 등 자본확대 방안을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 금융위원회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자격을 기존 자기자본 3조원 이상에서 3조, 4조, 8조원 이상 등으로 나누고 각각의 기준을 충족할 때마다 허용 업무를 확대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사업자는 내년 2부기부터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어음의 발행업무를 할 수 있다. 또 발행업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레버리지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기업고객과의 현물환 매매업무를 허용하는 차원에서 일반 외국환 업무도 가능해진다.

한국투자증권의 올 1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은 3조1713억원이다. 하이투자증권은 7000억원 규모로, 인수해 합병하면 자기자본이 3조8700억원대로 커진다. 여기에 올해 벌어들일 돈을 더하면 연말에는 4조원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어음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나, 기존 IB
업무와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는 외국환 업무는 증권사에 매력적"이라며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인수 실패로 대형화를 고심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에 있어 하이투자증권은 구미가 당기는 매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금융지주는 '2020년 아시아 최고 투자은행(IB)'으로 부상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과의 합병을 고려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대형 증권사인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인수에 나섰지만, 각각 미래에셋과 KB금융지주에 밀렸다.

이에 따라 통합 미래에셋대우증권(자기자본 6조7000억원 규모 추정)과 통합 KB증권(3조8500억원)과 자기자본 격차가 벌어졌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와 4조원 이상 IB에 허용되는 업무들의 기여도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현재는 4조원 이상으로 갈지 여부를 고민하는 것이고, 이것이 결정돼야 하이투자증권 인수 등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 외에 자기자본 3조3849억원의 삼성증권, 3조160억원의 신한금융투자 등의 인수전 참여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