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한국시간) 개막하는 브라질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주식시장에서는 수혜주 찾기가 한창이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면 이른바 '치맥(치킨과 맥주)'을 수반하는 TV 시청이 증가하기 때문에 가전, 식음료, 미디어 관련 주식이 단골 수혜 대상으로 거론되곤 한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은 시차 문제 등으로 우리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 이전 올림픽은 어땠나…"큰 상관관계 없어"

3일 한국거래소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제외하고 1984년부터 2012년까지 7차례 하계 올림픽 기간의 코스피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일관된 흐름이 확인되지 않았다.

7차례의 올림픽 개최 기간에 코스피는 4번 오르고 3번은 내렸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대회 기간(7.27∼8.12) 중 코스피가 6.41% 올랐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8.8∼8.24)는 4.58% 내렸다.

기간을 늘려 잡아 올림픽 개막일로부터 100거래일간을 보면 코스피는 3번 오르고 4번 떨어졌다.

이는 올림픽과 코스피 수익률 사이에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뜻이다.

개최국 입장에서 보면 '올림픽 경기 침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올림픽이 열린 해의 경제성장률은 전년보다 낮아지는 일이 많았다.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1992년 이후 6개 하계 올림픽 개최국의 성장률을 따져보면 5개국은 개최연도의 성장률이 전년보다 떨어졌다"며 "올림픽 준비로 재정 지출을 미리 끌어다 쓴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역대 올림픽 기간 코스피 변동률

┌───────┬───────┬───────┬──────┬──────┐
│국가 │개최 도시 │개최 기간 │대회 기간 코│개막 후 100 │
│ │ │ │스피 변동률 │거래일간 변 │
│ │ │ │ │동률 │
├───────┼───────┼───────┼──────┼──────┤
│미국 │로스앤젤레스 │1984.7.28~8.12│0.43% │-0.19% │
│ │ │ │ │ │
├───────┼───────┼───────┼──────┼──────┤
│한국 │서울 │1988.9.17~10.2│0.86% │27.42% │
│ │ │ │ │ │
├───────┼───────┼───────┼──────┼──────┤
│스페인 │바르셀로나 │1992.7.25~8.9 │-5.25% │25.05% │
│ │ │ │ │ │
├───────┼───────┼───────┼──────┼──────┤
│미국 │애틀랜타 │1996.7.19~8.4 │-1.87% │-10.79% │
│ │ │ │ │ │
├───────┼───────┼───────┼──────┼──────┤
│호주 │시드니 │2000.9.15~10.1│1.22% │-3.91% │
│ │ │ │ │ │
├───────┼───────┼───────┼──────┼──────┤
│그리스 │아테네 │2004.8.13~8.29│3.76% │12.28% │
│ │ │ │ │ │
├───────┼───────┼───────┼──────┼──────┤
│중국 │베이징 │2008.8.8~8.24 │-4.58% │-25.19% │
│ │ │ │ │ │
├───────┼───────┼───────┼──────┼──────┤
│영국 │런던 │2012.7.27~8.12│6.41% │9.31% │
│ │ │ │ │ │
└───────┴───────┴───────┴──────┴──────┘

◇ 종목별로는 일부 수혜 가능성…"그래도 예년만 못할 것"

증시 전반이 아닌 종목별로는 올림픽 수혜를 예상해 볼 수 있다.

김예은 연구원은 과거 올림픽이나 월드컵 축구대회 때 매출과 이익 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누린 종목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식음료업체인 하이트진로·롯데칠성, 닭고기 관련주인 하림홀딩스, 편의점주인 GS리테일,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 가전업체인 삼성전자·LG전자, 그리고 LG디스플레이 등을 들었다.

이 가운데서도 제일기획을 수혜 여지가 큰 종목으로 제시했다.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데다가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출시에 따른 마케팅 효과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들 종목의 수혜 수준 역시 이번에는 예년만 못할 것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김 연구원은 "이번 올림픽이 우리나라와 12시간 차이가 나는 지구 반대편에서 열리기 때문에 TV를 보며 실시간으로 응원하는데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수혜 강도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수혜 대상 기업의 매출이나 이익 증대를 가져올 국내의 올림픽 열기가 뜨겁지 않다는 진단도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광고 효과를 누리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인지 기업들의 올림픽 광고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며 "수혜주를 얘기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기본적으로 이번 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이전만 못한 느낌"이라며 "TV 판매가 늘거나 치맥 바람이 부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