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저금리 속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자금이 늘어나면서 대표적 단기자금 운용수단인 머니마켓펀드(MMF)가 사상 최대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MMF는 지난달 28일 128조1천82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19일 세운 사상 최대치 127조2천744억원에서 열흘 만에 1조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1개월 전과 비교하면 18조5천126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MMF는 만기 1년 이내의 국공채나 기업어음 등 단기 우량채권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으로,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다.

신동준 금투협 자산운용지원 본부장은 "MMF는 저금리 상황에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저금리가 지속되고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못 찾은 부동자금이 MMF로 축적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MMF는 월말 자금 수요로 일부 자금이 이탈해 월말인 29일에는 125조3천37억원이었다.

또 안정적인 투자처인 채권형 펀드와 대체 투자 상품인 부동산 펀드도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며 사상 최대치로 불어났다.

국내외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지난달 29일 기준 107조2천699억원으로 주식형 펀드(76조8천318억원)를 28% 웃돈다.

지난달 25일 40조원을 돌파한 부동산 펀드 설정액도 40조7천239억원으로 최대치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연 1.25%까지 내려가면서 부동자금이 채권형 펀드와 부동산 펀드로도 몰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금융시장에선 기준금리가 더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라며 "채권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 투자자들이 채권형 펀드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가 더 떨어지면 부동산시장이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부동산 펀드에 돈을 맡기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글로벌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유지되면서 이들 투자처로 돈이 더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khj9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