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벤처기업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인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31일 “벤처·신기술펀드의 투자 성과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 상품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벤처·신기술펀드 성과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 상품이 발행된 전례는 아직 없다. 벤처·신기술펀드는 벤처캐피털과 신기술사업금융회사가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투자받은 기업이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 사업 프로젝트 등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투자자에게 펀드 원금과 수익금을 돌려준다.

NH투자증권은 100억원의 자기자본을 5개 벤처·신기술펀드에 분산투자한 뒤 이들 펀드의 성과를 지수화한 DLS 상품을 만들 예정이다. 사내 리스크협의회 승인을 거쳐 투자 대상 펀드를 물색 중이다. 출시한 DLS 상품은 사모형태로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개인투자자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벤처기업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보자는 취지에서 상품 개발에 나섰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입장에서는 벤처·신기술펀드가 투자한 기업이 M&A나 IPO, 증권 발행을 할 때 주선 증권사로 나설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펀드 성과를 지수화하는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벤처·신기술펀드는 대개 투자한 기업의 M&A나 IPO가 이뤄질 때 성과가 나오기 때문에 지수 산정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상품 개발 초기 단계여서 투자 대상 펀드를 고르고 성과를 지수화하기까지 길게는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벤처투자 업계는 NH투자증권이 벤처펀드의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방식의 DLS 상품을 개발할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 벤처캐피털 업계 관계자는 “하루 단위로 자산평가가 나오는 DLS 상품 방식을 비상장사에 중장기로 투자하는 벤처시장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지수 평가를 반기 또는 연간 단위로 정하고 중도 해지를 일정 기간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헌형/오동혁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