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27일 오후 3시34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200여개 회사를 관할하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가 민간 구조조정 전문가로 구성된 ‘회생기업 자문위원단’을 꾸린다. 조선·해운업종을 중심으로 신청이 급증하는 법정관리에 민간 노하우를 접목하고,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신진기 우리은행 기업개선본부장 등 민간 전문가 다섯 명을 회생기업 자문위원단으로 초빙하기로 했다. 다음달 중순 위촉식을 열어 자문위원단 구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법원이 민간 자문단을 구성하는 것은 2006년 채무자회생및파산에관한법률(일명 통합도산법) 시행 이후 처음이다.

채권은행, 증권사, 대학 등 각계 구조조정 전문가들이 초빙됐다. 신 본부장은 금호그룹, 성동조선 등 다양한 기업의 구조조정을 도맡아 진행한 경력을 갖고 있다. 국책은행에선 오세현 산업은행 구조조정1실 차장이 초빙됐다. 오 차장은 조선업 정상화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증권사에서는 권영종 키움증권 감사총괄임원이 자문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 이상윤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교수, 안상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서비스경제 연구부장 등 학계 및 연구기관 전문가가 포함됐다.

법원의 이번 자문위원단 구성은 지난 5월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계획됐다. 법정관리 기업에 해당 업종 경험이 없는 인사들이 파견돼 효율적인 기업 정상화를 지원하지 못한다는 시장의 문제 제기에 따른 것이다.

법원은 우선 조선·해운업종 구조조정에 자문위원단의 조언을 받을 계획이다. 앞으로 규모가 큰 기업의 회생 과정에도 자문위원단과의 협의를 거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STX조선해양을 비롯해 STX중공업, 창명해운, 동부건설, 경남기업, 크라제인터내셔날 등 200여개 회사의 회생절차를 관할하고 있다.

한 구조조정업계 관계자는 “법정관리 기업의 회생을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채권은행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법원이 채권은행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조선업 등 특수업종의 구조조정 노하우를 접목해 기업들의 빠른 회생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김태호/이지훈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