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서울반도체는 코스닥시장에서 셀트리온과 ‘대장주’ 자리를 다퉜다. 6년이 흐른 지금 셀트리온은 시가총액을 5배 넘게 불려 대장주 자리를 꿰찼다. 서울반도체의 시가총액은 당시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발광다이오드(LED) 공급과잉 여파로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랬던 서울반도체가 요즘 부활의 빛을 다시 밝혀가고 있다.
왕년 코스닥 1위 서울반도체 '부활의 빛'
◆하반기 실적 큰 폭으로 ‘점프’

서울반도체는 25일 0.87% 오른 1만7450원에 장을 마쳤다. 올 들어 11.15% 상승했다. 지난해 8월 1만2700원까지 추락하며 최근 5년 내 최저가를 찍은 후 완만하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당시 7400억원대까지 쪼그라들었던 시가총액은 올 들어 1조원을 회복했고 34위로 밀려났던 코스닥시장 내 순위도 21위까지 끌어올렸다. 하반기 들어 기관투자가(300억원)와 외국인 투자자들(73억원)의 동시 순매수가 주효했다.

2000년대 말 전성기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LED 수요 증가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업계 구조조정으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면서 투자 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올 1분기 서울반도체는 2346억원의 매출에 7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영업이익은 55% 늘었다. 올 하반기엔 스마트폰 신제품 효과에 조명 수요 회복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엔 분기별로 1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스마트폰 신규 모델 출시뿐만 아니라 조명 관련 매출 증가도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26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456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527억원에 이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ED 공급과잉 비율은 2013년 30%에서 2015년 23%로 낮아졌다. 올해는 10%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세윤 서울반도체 홍보팀장도 “공급 과잉에 따른 시장 변동성과 제품 가격에 대한 전망은 시각차가 있지만 올해 공급 과잉률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며 “최근 가격 상승세도 이런 예측에 힘을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LED 패키지 제품 가격은 지난 5월에 전월 대비 3.8% 상승(53.8달러)했고 지난달도 이 수준을 유지했다. 진성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랜 기간 가격이 하락했고 충분히 재고조정이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LED 제품 가격은 당분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OLED 조기 확산땐 타격

전문가들이 추가 변수로 꼽는 것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급속히 확산되는 것이다. LED 백라이트가 필요한 액정표시장치(LCD) 대신 자체 발광하는 OLED 채택이 늘 경우 LED 수요가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서의 변화는 확연하다. 애플은 내년 하반기에 출시할 아이폰 모델부터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오래전부터 갤럭시S 시리즈에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오고 있다.

하지만 조명과 자동차용 LED 광원 등 고사양 제품 수요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고 매출 비중이 가장 큰 TV 수요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OELD TV 시장의 개화는 예상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것”이라며 “OLED보다 초고화질(UHD), 퀀텀닷 등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비중 확대로 고파워용 LED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