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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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신한지주, 4년만에 나란히 1兆 순익

빌빌대던 금융주(株)가 달라졌다. 국내 양대 금융지주사가 나란히 상반기 1조원 순이익(상반기)을 거두며 시장에 '서프라이즈'를 안긴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더할 나위 없는 실적'이라며 목표주가를 잇따라 올려잡았다.

◇ KB금융, 이익증가·외형성장 등 질적 도약…목표가↑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나란히 상반기 1조원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국내 1·2위 금융지주가 나란히 1조원을 넘긴 건 2012년 이후 4년 만이다.

KB금융지주는 증권가의 예상을 큰 폭으로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내놨다. KB금융은 2분기 5804억원을 기록하며 상반기 누적으로 1조125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1% 증가했다.

김진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분기에 이어 깜짝실적을 내놨다"며 "순이자마진(NIM), 대출성장률, 대손비용률, 판관비 등 주요 지표가 대부분 개선된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익증가, 비용개선, 외형성장 등이 모두 만족스럽게 관리되면서 질적인 도약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4.6%포인트 올려잡고, 목표주가를 기존 4만5000원에서 4만7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밖에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도 잇따라 KB금융의 목표가를 올렸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은행 이익 구성의 3대 핵심 요인인 순이자이익과 판관비, 대손상각비가 모두 양호해 더할나위 없는 실적으로 판단된다"며 "3분기 실적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추정 총자산순이익률(ROA)는 0.6%에 육박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6.5%를 웃돌 것"이라며 "현재의 주가순자산비율(PBR) 0.44배는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이 은행 주 내 프리미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주친화정책이 지속되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금융은 지난해 주당배당금 980원(배당성향 22.3%, 배당수익률 3.0%)에 이어 올해는 30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취득했다. 올해 주당배당금은 1150원(배당성향 23.7%, 배당수익률 3.3%)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 신한지주, 핵심이익 증가·판관비 관리 '긍정적'

신한지주의 실적도 주목 할 만하다. 2분기 68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상반기 1조454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3% 늘어난 수준이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26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7903억원)보다 30% 가까이 증가했다.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는 핵심이익이 증가한 점이 가장 긍정적"이라며 "판관비용이 잘 관리된 점도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신한지주의 순이자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7.2% 증가한 1조 7772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을 합한 핵심이익은 2분기에만 2조 18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일회성요인을 제외할 경우의 순이익은 6000억원 가량"이라며 "견조한 실적 흐름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와 내년 순이익 전망치는 각각 3.7%, 2.2% 상향 조정했다.

◇ 금융주, 주가 '강세'…하나금융 실적도 '기대'

앞서 '양호'한 실적을 내놨던 우리은행에 이어 KB금융, 신한지주가 연달아 깜짝실적을 내놓자 금융주 주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금융주는 전날대비 1% 강세를 나타내며 주요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KB금융과 신한지주가 2% 안팎의 강세를 나타내며 업종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실적 발표를 앞둔 하나금융지주도 1% 넘게 오르고 있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3296억원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2조1521억원, 4264억원으로 추정됐다.

강혜승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는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충당금 비용이 하향 안정화되는 가운데 우려와는 다른 반전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