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넥슨…김정주 회장 검찰 출두에 신작 부진까지
부동의 국내 1위 게임사 넥슨이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김정주 NXC 회장은 진경준 검사장에게 ‘주식 대박’ 특혜를 준 혐의와 경영비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고, 야심차게 내놓은 신작 '서든어택2'는 출시 일주일 만에 순위권에서 사라졌다. 창사 이래 늘 승승장구했던 넥슨에 최대의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19일 넥슨지티 주가는 전날보다 200원(1.98%) 오른 1만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넥슨지티는 넥슨의 대표 게임인 '서든어택'을 개발한 넥슨의 자회사다. 서든어택2 출시 전인 지난 4일 1만2600원을 기록했던 넥슨지티의 주가는 서든어택2가 출시된 후 급락, 이날까지 19% 넘게 떨어졌다.

개발비 300억원이 투입된 최대 기대작 서든어택2가 비슷한 시기 출시된 블리자드의 '오버워치'에 비해 게임성이 부족하다는 혹평을 받은 데다가 메인 캐릭터인 '미야'와 '김지윤'에 대한 선정성 문제까지 불거지며 주가가 급락했다. 출시 첫 날 PC방 점유율 5위를 차지했던 서든어택2는 출시 1주일여만에 PC방 점유율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갔다.

김정준 넥슨지티 대표는 지난 14일 문제가 됐던 여성 캐릭터 2명을 삭제하겠다며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이미 이용자들은 경쟁작으로 몰려간 후였다.

외적인 이슈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연초 진경준 검사장의 '주식 대박'의혹에 연루됐던 김정주 회장이 결국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이다. 김 회장은 진 검사장에게 넥슨재팬의 비상장 주식 매입자금 4억2500만원과 제네시스 차량을 제공, 120억원대의 차익을 누리게 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자회사인 넥슨코리아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 소유 부동산을 매입한 것과 관련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김 회장에 대한 조사가 이어지면서 본사인 넥슨재팬 역시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이날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넥슨재팬은 전날보다 66엔(4.25%) 오른 1616엔에 마감했다. 수사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5월말(31일 종가 기준) 1823엔보다 11.4% 하락했다.

게임업계는 넥슨의 이같은 행보가 국내 게임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올해 최대 기대작 중 하나로 꼽혔던 서든어택2가 흥행에 참패하면서 당분간 오버워치와 리그오브레전드 등 외산 게임에 안방을 내주는 상황이 이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게임사의 오너가 정·관계 로비에 휘말리면서 수사 대상이 됐다는 것 또한 업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중시켰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가 빠른 성장을 이루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중에 이런 일이 터져 안타깝다"면서 "게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많은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