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이 불발되면서 관련 업체들의 중장기 성장 전략도 불투명해졌다.

증권사들은 SK텔레콤과 CJ오쇼핑 CJ헬로비전 모두 중장기 성장 전략을 재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SK텔레콤의 경우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공정거래위원회는 방송 및 통신시장에서의 실질적인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이유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에 대해 최종 불허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는 두 회사 간 합병으로 CJ헬로비전의 23개 지역 유료방송시장 중 21곳에서 요금 인상 등 독·과점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결정에 따라 SK와 CJ는 미디어 계열사의 성장을 위한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M&A를 통해 유료방송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려 했던 전략 방향을 재검토 해야 한다"며 "CJ 역시 플랫폼 사업의 M&A를 통해 콘텐츠 사업에 집중하려던 계획을 전면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CJ는 이번 M&A를 통해 CJ오쇼핑의 주식매각대금 유입, CJ 유상증자와 콘텐츠 펀드 조성 등의 성장 전략을 세웠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공정위 결정으로 기존 지분 매각 계획은 무산됐고 전략적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매각 대금을 통한 브랜드 인수 등 콘텐츠 강화, 상품 공급 경쟁력 강화 전략의 변경 추이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료방송 시장 내 M&A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기존 사업자 간의 경쟁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2011년말 1493만명에서 지난 1분기말 1444만명으로 소폭 감소하는 등 성장 정체가 뚜렷해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M&A를 통한 성장이 가로막힌 상태에서 가입자 확보가 필수 조건이 됐다"며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 심화와 마케팅비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료방송 시장과 달리 통신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 시 통신 시장이 더 안정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면서도 "이번 M&A 무산이 통신 사업 자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