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연 5.5% 안팎의 수익을 노릴 수 있는 공모 부동산펀드를 선보인다. 사모 상품 위주였던 부동산 펀드시장에 모처럼 대형 공모 상품이 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이 내놓는 펀드는 ‘하나그랜드티마크부동산펀드1호’다. 19일부터 300억원 모집 금액 범위 내에서 선착순으로 판매한다. 최소 가입 금액은 비슷한 사모 상품의 10분의 1인 1000만원이다. 49명까지밖에 투자자를 받지 못하는 사모펀드와 달리 투자자 수 제한을 받지 않아 최소 가입 금액을 낮게 책정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펀드는 호텔 임대사업으로 수익을 낸다. 서울 회현동에 있는 티마크그랜드호텔(특2급 호텔)을 매입해 하나투어의 자회사인 (주)마크호텔에 20년간 임대해주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임대료를 투자자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한다. 지하 2층~지상 21층, 576실 규모의 티마크그랜드호텔은 남대문과 명동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호텔이다.

하나투어(신용등급 A0)가 보증한 최소 보장 임대료는 연간 약 93억1000만원이다. 호텔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연 5.5%의 배당금 지급이 가능하다. 투자자는 최소 보장 임대료와 호텔 매출의 44% 중 높은 금액을 수익으로 받는다. 호텔 매출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수익률이 더 올라간다는 얘기다. 배당금은 1년에 네 번(1월, 4월, 7월, 10월) 지급되고 원금은 만기 때 상환된다.

문성필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본부장은 “임대형 부동산펀드는 짧게는 5년, 길게는 20년 이상 장기 임차인이 정해져 있다”며 “예상 수익을 가늠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만기가 5년으로 정해져 있으며 펀드 형태로는 환매할 수 없다. 하지만 증권시장을 통해 우회적으로 현금화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 상품은 설정 후 90일이 지난 시점에 증권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다. 국내 주요 인프라에 투자하는 맥쿼리인프라, 오피스 빌딩으로 수익을 얻는 맵스리얼티원처럼 증권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에 사고파는 게 가능해진다.

부동산 펀드는 자산가들이 즐겨찾는 재테크 아이템이다. 지난 14일 기준 부동산 사모펀드 설정액(투자자들이 펀드에 집어넣은 원금)은 38조4820억원으로 나타났다. 1년 사이 새로 유입된 자금만 5조3000억원에 달한다. 주식과 채권의 기대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부동산 연계 상품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정현/송형석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