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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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하락으로 수익성 부진을 겪고 있는 보험업계는 생명보험사들과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이 엇갈릴 전망이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 인상, 장기보험 갱신 효과 등으로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겠지만 생보사들은 순이익이 큰 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5개 손보사 예상 순이익 6200억…전년比 9.7% 증가

15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5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의 2분기 예상 당기순이익은 62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전분기대비로는 4.7% 늘어난 수준이다.

이 증권사의 김지영 연구원은 "전 보종별 손해율 하락에 따른 보험영업이익 개선과 투자영업수익 확대가 순이익 증가를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종별 손해율이 개선세를 보이면서 2분기 전체 손해율은 하락할 전망이다. 5개 손보사의 전체 손해율은 84.1%로 전년 동기 대비 0.9%포인트, 전분기 대비 0.3%포인트 하락이 예상된다.

또 자동차 손해율과 장기보험 손해율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포인트, 0.4%포인트 개선될 전망이다. 자동차보험료 인상 효과, 메르스에 따른 기저효과, 실손의료보험료 갱신효과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손해보험업종에 대한 매수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모멘텀(동력) 둔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계절적 손해율 개선 효과가 반감되고 장기금리의 추가적인 레벨 하락, 자본여력 규제 강화 본격화 등이 예상된다"며 "업종이 아닌 종목별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밴드 하단까지 떨어진 KB손해보험,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은 주가 반등을 노려볼 만하다고 내다봤다.

◇ 생보사, 2분기 순이익 감소 전망…"역마진 우려 커져"

생명보헙업계는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생명보험 3개사(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의 2분기 순이익이 50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비경상적 요인에 의한 기저효과가 순이익 감소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2분기 삼성생명은 법인세 환급 1360억원, 한화생명은 1560억원 처분이익을 반영한 바 있다.

정준섭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생명보험사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이차익(보험사가 자산을 운용해서 예정보다 높은 수익을 올렸을 때 생기는 차익) 부진"이라고 강조했다.

정 연구원은 "운용자산에서 얻는 투자이익률은 시중금리 하락과 동시에 하락하는 반면 계약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의 부담금리는 공시이율을 하락시켜도 투자 이익률 하락 속도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현실화되면서 저금리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점은 역마진 우려를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성 증가로 미국 중앙은행(Fed)은 금리인상 시기를 지연시킬 가능성이 높고 한국은행을 포함한 각국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정부 규제가 강화되는 점도 생명보험주에 대한 투자 매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이다. 규제는 크게 지급여력비율(RBC)과 IFRS4 2단계 도입에 대응한 부채적정성평가제도(LAT)로 나눠진다.

정 연구원은 "손해보험보다 생명보험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LAT 규제는 올해 안에 강화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잉여/결손액 산출시 적용되는 할인율을 떨어트리면 LAT 잉여액 감소(결손액 증가)로 이어져 배당 여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