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이용자 정체…새 매출원 없으면 주가 내려갈 것"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라인'의 기업공개(IPO)를 눈앞에 두고 일본에서 개미 투자자들의 열기가 뜨거웠다고 블룸버그가 14일 보도했다.

이 회사 주식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수요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라인의 주식은 이번 주 장외거래에서 일본의 공모가인 3천300엔보다 15%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일본의 개미 투자자들은 대중에 잘 알려진 주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며 자신이 이용하는 기업의 IPO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네이버의 자회사로 도쿄에 본사가 있는 라인의 주식은 14일 뉴욕증권거래소(2천200만주)에, 15일 도쿄증시(1천300만주)에 각각 상장된다.

지바긴자산운용의 오쿠무라 요시히로는 "라인은 이미 공모 가격을 올렸는데 이는 개인 투자자에게 인기가 있다는 뜻"이라면서 "일본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라인을 쓴다"고 말했다.

라인은 안방인 일본에서 월간 실사용자가 6천100만명으로 인구의 거의 절반에 이른다.

라인은 이번 상장으로 최대 1조5천억원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IT 기업의 IPO로는 가장 큰 규모로 애초 예측보다는 18%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라인은 기업공개를 통해 기업가치가 7조원을 넘을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라인이 핵심 시장을 넘어 미국과 중국의 라이벌과 경쟁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라인은 이용자 증가세 둔화와 매년 계속되는 손실 속에 새로운 서비스로 수익을 내려고 애쓰고 있다.

월간 실이용자는 2억1천800만명으로 정체 상태다.

또 전체 이용자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일본과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4개국 이외의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미약하다.

지난해 매출은 1천200억엔 이상으로 2년 전보다 3배 넘게 늘었지만 지난 3년 사이 2년간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부채는 1천46억엔에 이른다.

애널리스트와 펀드 매니저들은 IPO 열기가 이어질지는 라인이 성장을 지속하는가에 달렸다고 말한다.

라쿠텐증권경제연구소의 구보타 마사유키는 "처음에는 인기가 있겠지만 1∼2년 안에 새로운 매출원을 창출하지 못하면 주가는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라인은 다각화를 위해 메신저 외에도 택시호출, 모바일결제, 음악·비디오 스트리밍 등을 추가했는데 이들 기능의 다수는 아직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기반을 굳힌 다른 업체에 밀려 전자상거래 서비스 라인 몰처럼 서비스를 접은 사례도 있다.

메신저 시장의 경쟁은 치열하다.

페이스북의 왓츠앱과 메신저앱은 합쳐서 거의 20억명의 이용자가 있으며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중국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텐센트의 위챗은 사용자가 7억6천200만명이다.

리서치회사 시밀러웹의 자료에 따르면 왓츠앱은 109개국에서 널리 쓰이며 페이스북 메신저는 49개국에서 쓰이지만, 라인은 4개국에서만 지배적이다.

한편 일부 애널리스트는 미국 상장을 계기로 라인이 해외 브랜드 파워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인의 모기업인 네이버는 IPO 이후에도 라인의 지분 80% 이상을 보유해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