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자기자본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신용부도스와프(CDS)를 사고파는 증권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유럽 주요국 금융기관의 부도 위험이 커지면 국내 증권사들의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자기자본 대비 CDS 거래잔액 비중이 큰 증권사들에 “과도한 레버리지를 일으켜 CDS를 매도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브렉시트 이후 투자 매력이 높아진 유럽 금융기관의 CDS를 공격적으로 사고팔다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부 증권사는 자기자본 대비 CDS 계약 규모가 10배에 달한다. 유럽 금융기관이 부도를 낼 경우 대규모 손실을 볼 수 있다.

금감원은 증권사들이 CDS를 판매하면서 과도하게 레버리지를 일으키거나 여러 준거자산을 섞어 CDS를 구조화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기로 했다. 증권사들은 외국계 투자은행(IB)으로부터 사들인 CDS를 기관투자가에 되팔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때 원금을 물어줘야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레버리지를 일으키면 1배 이상의 손실은 증권사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CDS란 두 회사가 서로 특정 국가나 기업의 부도 위험을 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한 상품이다. 매도자는 계약 대상 채권이 부실해지면 매수자에게 보험금 성격을 띤 채권 원금을 지급해야 한다. 대신 매수자는 매년 보험료에 해당하는 ‘CDS 프리미엄’을 내야 한다. 과도한 CDS 거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촉발된 2008년 미국 금융위기를 키운 요인으로도 꼽힌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