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이 만든 치누크 수송헬기. 사진=게티이미지
보잉이 만든 치누크 수송헬기. 사진=게티이미지
방산 업체 휴니드가 미국 보잉사(社)를 등에 업고 주가 고도를 높이고 있다.

보잉에 헬기 부품을 공급하는 사업자로 선정됨에 따라 기대감을 주가에 반영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사업자 선정뿐 아니라 높은 수주 잔고 또한 매력적이라며 실적과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12일 오후 2시31분 현재 휴니드는 전날보다 300원(2.41%) 내린 1만3650원을 기록 중이다. 2거래일간 9.54% 오른 뒤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지난 2월 기록한 연중 최저가 1만250원과 비교하면 33.17% 상승했다.

휴니드는 보잉이 만든 수송헬기 치누크의 전기·전자시스템 공급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전날 밝혔다. 치누크는 1962년 미국 육군에 투입된 뒤 전 세계 판매를 이어가고 있는 장수 기종이다.

미국 업체가 아닌 회사가 치누크에 부품을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휴니드가 2022년까지 1400억원 규모의 부품을 댈 것으로 보고있다. 연간 약 233억원의 추가 매출이 발행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개별 기준 60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 측은 보잉과 구체적인 사업 규모를 놓고 최종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치누크 수요에 따라 공급량이 달라질 수 있어 언급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강태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휴니드는 그 동안 꾸준하게 민수 부문 수주를 추진해왔다"며 "새로운 사업 영역 확보에 대한 기대가 성과로 나타난 만큼 의미가 크다"고 판단했다. 강 연구원은 하반기 실적 및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높은 수주 잔고도 하반기 실적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기준 1739억원의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3분기에는 군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수주분이 매출에 반영될 예정이다. TICN은 방위사업청이 진행하는 5조4000억원 규모의 사업으로, 전시에 대용량 음성과 영상을 실시간 전달하는 통신망을 갖추기 위한 것이다.

휴니드는 5조4000억원 중 약 1조2000억원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1116억원은 하반기 내에 매출에 반영될 예정이다.

박양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휴니드는 올해부터 8년간 TICN 관련 수주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전망"이라며 "3분기 큰 폭의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잉이 휴니드의 2대주주인 점도 실적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보잉은 지난 3월 기준 휴니드의 주식 165만주(지분 12.25%)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김유진 회장 (지분 22.08%) 다음으로 높은 지분율이다.

보잉은 2012년 11월 보잉과 항공전자장비 공급에 관한 양해각서(MOA)를 체결하기도 했다.

박 연구원은 "휴니드는 보잉의 F-15·F-18 전투기에 전자패널을 공급하며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기술장벽이 높은 항공기 부품 공급이 늘어나는 등 실적 개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