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채권의 재발견] 코스닥 레버리지 ETF 가격이 왜 이래?
코스닥150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계기로 재평가받고 있다. 레버리지 ETF는 지수 등락폭의 두 배를 오르내리는 상품이다. 브렉시트와 같은 글로벌 악재가 터져 일시적으로 지수가 고꾸라졌을 때 수요가 급증한다. 지난해까지는 엇비슷한 상황에서 코스피200지수 연계 레버리지 ETF를 사는 게 정석으로 통했다. 하지만 올 들어 코스닥150지수 연계 레버리지 상품이 등장하면서 시장 수요가 분산되는 모습이다.

코스닥150지수 연계 레버리지 ETF가 인기를 끄는 것은 높은 변동성 때문이다. 코스닥은 덩치가 작은 회사가 모여있는 시장이다. 글로벌 악재가 터졌을 때 코스피지수보다 지수 낙폭이 크다. 반대로 증시가 회복되는 시기엔 더 빨리 가격이 회복된다. 지난달 말부터 펼쳐진 상승장에서도 이 공식은 통했다. ‘바닥’에서 코스닥150지수 연계 레버리지 ETF를 사들인 투자자들은 5~6거래일 만에 12% 정도의 수익을 냈다. 코스피200지수 연계 레버리지 상품 매수자보다 엇비슷한 기간에 4~5%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동시에 상품이 지닌 한계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코스닥150지수 연계 레버리지 ETF를 대표하는 상품으로 ‘코코레’라는 애칭이 붙은 ‘KODEX 코스닥 150 레버리지’는 최근 하루평균 괴리율이 1% 근처까지 치솟았다. 반등장이 본격적으로 펼쳐진 지난달 29일부터 8일까지 괴리율은 모두 음의 값이었으며 평균은 -0.83%였다.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인 ‘KODEX 레버리지’의 같은 기간 괴리율(-0.38%)보다 절대값이 훨씬 크게 나타났다.

괴리율은 이론적인 ETF 가격(순자산가치)과 실제 ETF 가격의 차이를 의미한다. 이 값이 작을수록 좋은 상품이란 평가를 받는다. 예컨대 지난 5일 이 상품의 종가는 1만395원이었다. 이론가인 1만515원43전보다 1.15% 낮은 가격이다. 종가에 ETF를 매도한 투자자들이 잘못된 상품 설계 때문에 괴리율만큼 손해를 봤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ETF의 헤지(위험 회피) 수단인 코스닥150지수 선물 시장이 발달하지 않으면 괴리율이 줄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ETF 매수주문을 처리하려면 ETF 유동성 공급자(LP)들이 지수 선물시장에서 반대 포지션을 사들여야 한다. 하지만 지수가 폭등하는 시기엔 선물시장에 거래를 받아줄 상대방이 턱없이 부족하다. LP들이 제때 물량을 내놓거나 거둬들이기 힘드니 이론적인 가격과 실제 가격의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코스닥 연계 레버리지 ETF는 괴리율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고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