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대우(옛 대우인터내셔널) 회사채가 기관투자가들로부터 뜻밖에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자원개발업종 기피 등 불리한 발행 여건에도 불구하고 시장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 분위기를 바꿔놨다는 평가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날 포스코대우의 3년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에 총 3700억원의 기관투자가 자금이 몰렸다. 모집금액인 1000억원의 네 배에 가까운 규모다. 청약 경쟁이 벌어지면서 연 2.16% 수준으로 예상했던 발행금리도 연 1.96%(잠정치)로 0.20%포인트 낮아졌다. 포스코대우는 기관투자가들의 수요를 반영해 당초 계획보다 늘어난 1500억원어치를 오는 14일 발행하기로 했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본부장은 “처음 발행을 추진하던 때와 달리 자산운용사들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포스코대우 실무진이 희망공모금리 설정에서부터 기업설명회(IR) 방식까지 주관사와 대화를 충분히 나누면서 시장 친화적인 결정을 내린 덕분”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대우는 모회사인 포스코의 지원 가능성 약화 우려에 대한 자산운용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인수계약서에서 ‘포스코 지분율(현재 60.3%)이 51% 밑으로 떨어질 경우 회사채를 즉시 상환할 수 있다’는 조건을 넣기도 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