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분기별 실적
삼성전자의 분기별 실적
삼성전자가 2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IM(IT·모바일)과 CE(소비자가전) 사업부가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봤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이 남아있어서다.

7일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39% 증가한 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3.01% 늘어난 50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2014년 1분기(영업이익 8조4900억원) 이후 9분기 만이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7조5049억원을 7.93% 웃돌았다. 앞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개월 전 5조8573억원에서 7조5000억원으로 28.13% 가량 상향 조정됐다. 일각에서는 8조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전망치와 비교할 때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며 "갤럭시S7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주요 제품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M 및 CE 사업부는 각각 영업이익 4조5000억원, 77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수익성 개선 전략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생활가전 등의 제품군을 고가형 중심으로 재편한 것이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3분기에는 실적 개선세가 주춤할 것이란 분석이다. 최대 경쟁사의 애플의 스마트폰 신제품이 나오는 등 대외 변수가 기다리고 있어서다.

이재윤 연구원은 "시장 경쟁에 따라 2분기 IM 사업부가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10%대 마진율을 유지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3분기 영업이익은 약 7조8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케팅 비용 등 추가 비용이 늘어나 이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브렉시트에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진 것도 3분기 실적을 가늠하는 데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승우 연구원은 "이미 펀드매니저 등 시장 참여자는 2분기 영업이익을 8조원 중반까지 예상했었다"며 "주가는 이러한 기대감이 선반영돼 오히려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깜짝 실적은 주가에 어느정도 반영된 측면이 있어 실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3분기 실적 개선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매도세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란 분석도 있다. 이재윤 연구원은 "연간 기준으로 봤을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차익 실현 매물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주가는 추가적인 상승이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