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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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에도 증시 새내기주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새내기주 대부분이 수백수천대 일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흥행몰이를 하더니 상장 후에는 주가가 더 올랐다. 큐리언트녹십자랩셀 등 바이오 새내기주들은 상장 후 주가가 배 이상 뛰었다.

3일 한국거래소와 기업공개(IPO)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새로 입성한 기업은 총 20개다. 총 공모금액은 1조14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70% 증가했다.

공모 규모가 가장 컸던 에스티팜은 1352억원을 조달했다. 공모가 2만9000원이었던 에스티팜의 주가는 지난달 24일 4만7000원을 시초가로 기록, 공모가 대비 60%가량 올랐다.

상장 후 지난 1일까지 공모가 대비 주가가 가장 크게 오른 종목은 큐리언트다. 이 회사는 공모가(2만1000원) 대비 약 61% 오른 3만3900원에 첫 거래를 시작한 뒤 5만8300원(1일 종가)까지 거침없이 솟구쳤다. 공모가보다 177.62% 상승했다.

큐리언트 등의 주가 상승은 상반기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녹십자랩셀(165.68%) 역시 상장 후 버금가는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공모가(1만8500원) 두 배로 시작한 주가는 4만9150원으로 배 이상 올랐다. 상장 직후에는 3배가 넘는 6만5600원까지 수직 상승하기도 했다.

녹십자랩셀은 2011년 녹십자그룹의 장기적인 바이오 육성전략에 따라 검체검사서비스사업, 임상시험사업(센트럴랩), 세포보관사업(셀뱅킹) 등 주요 핵심사업을 통합해 설립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해태제과식품(93.71%)이 화제의 중심이었다. 상장 직후 주가는 연일 상한가를 기록, 6만8000원까지 급등했다. 공모가(1만5100원) 대비 4배 넘게 뛰었다. 이후 차익 실현성 매물과 과거 해태제과 주주들과의 분쟁이 부담으로 작용, 공모가 대비 2배 수준인 3만원선으로 내려왔다.

새내기주들의 주가가 상장 후 대체로 상승 흐름을 보이자 공모 때 주식을 사두려는 투자자들의 경쟁도 치열했다. 상반기 청약 경쟁률이 1000 대 1을 넘은 곳도 4곳이나 됐다. 유니트론텍(1113:1), 안트로젠(1443:1), 알엔투테크놀로지(1433:1), 팬젠(1073:1) 등이었다.

IPO 시장은 올해 하반기에도 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최대어로 꼽혔던 호텔롯데의 상장은 어려워졌지만 이에 못지 않은 대어급들이 줄줄이 IPO를 준비하고 있어서다.

기업설명(IR) 전문기업 IR큐더스 측은 "하반기에도 두산밥캣 삼성바이오로직스 넷마블게임즈 등 대형 기업들의 기업공개가 예정돼 있어서 공모주 시장은 더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기업상장이 반드시 주가 상승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며 '묻지마'식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부 새내기주들은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았거나 반짝 급등한 뒤 금세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저온동시소성세라믹(LTCC) 소재 기술을 보유한 알엔투테크놀로지의 경우 상장 직후에 공모가(5800원) 배 이상 반짝 뛰었다가 차익 실현성 매물에 이내 원래 수준으로 돌아왔다. 한솔씨앤피와 AP위성통신 등의 주가도 급등세를 보였다가 하락한 경우다. 레이언스는 430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상장 후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았다.

한 IPO 업계 관계자는 "청약 때 크게 주목받았던 종목이라도 상장 후에는 오히려 차익실현 매물 등에 주가가 하락, 투자심리가 냉각될 수 있다"며 "상장 종목의 업황과 개별기업의 기반여건(펀더멘털), 보호예수 물량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