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PB들 달러, 금, 장기 국공채 등 안전자산에 분산 투자

시중은행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28일 영국의 유럽연합 이탈(브렉시트)로 인해 당분간 금융시장이 많이 흔들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보다는 달러나 금 같은 안전자산에 분산투자하는 전략을 권고했다.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가 저가에 가치주를 사는 것도 좋다고 했다.

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은 불확실성의 시대가 도래한 만큼 시장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방어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짜길 주문했다.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돌다리도 두들겨보면서 투자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저점 매수의 기회라는 소수 의견도 있었다.

◇ "코스피 1850 이하도 가능…지수 급락 투자 기회 아니다"
정원기 KEB하나은행 영업1부PB센터 지점장

브렉시트로 국제 환율과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은 축소할 필요성이 있다.

금이나, 달러, 국채 등 안전자산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주말이 지나면서 여러 곳에서 분석이 이뤄졌는지 27일에는 지난 금요일처럼 폭락 장이 발생하진 않았다.

좀 더 지켜보자는 심리가 있는 것 같다.

환율은 1,200원대를 터치할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 지수도 저점으로 인식됐던 1,850 이하로 떨어질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영국뿐 아니라 유럽연합 내 다른 나라들이 추가 탈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유동성 공급에 대한 의지는 확인됐지만, 유로화 자체가 어떻게 움직일지 방향을 가늠하기가 현재로써는 어렵다.

지금은 지수 급락을 투자의 기회로 활용할 때는 아니다.

한 번에 들어가기보다는 시장 상황을 보면서 분할 매수를 해야 한다.

투자도 거시경제를 예측한 뒤 개별종목을 분석하는 탑다운(하향식 투자)보다는 개별종목을 분석해 거시경제로 올라가는 바텀업(상향식) 방식의 투자가 더 효과적이다.

공격보다는 방어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

달러나 채권, 금 같은 안전자산을 권해드린다.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서두르면 안 된다.

◇ "일단 무조건 시장 상황 관망해야"
공성율 KB국민은행 목동 PB센터 PB팀장

지금 브렉시트 이슈뿐 아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 경제의 경착륙, 엔고 현상 등은 글로벌 저성장 이슈라는 큰 그림 속에서 봐야 한다.

전 세계에서 아무리 부양자금을 쏟아부어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지금은 일단 무조건 시장 상황을 관망해야 한다.

투자하더라도 탑다운 방식이 아닌 바텀업 방식으로 해야 한다.

불경기라도 잘되는 기업은 있기 마련이다.

개인적으로는 장기 국공채 펀드를 추천한다.

채권가격은 금리와는 역관계이기에 금리 상승기에 가입하면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지금은 금리상승을 하기 어려운 구조다.

3년 이상 하면 적어도 국공채 이자는 나오고 여기에 자본 차익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ELS(주가연계증권)도 투자만 잘하면 나쁘지 않다.

포트폴리오는 원칙적으로 투자자산을 낮게 가지고 가고 현금비중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현금을 가지고 있다가 저가에 양질의 자산(주로 주식)이 나오면 매입하는 게 좋다.

주식을 하더라도 가치주 중심으로 해야한다.

◇ "안전자산에 조금씩 분산 투자"
신현조 우리은행 투체어스잠실센터 PB팀장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일단은 기다려보자는 전략이 좋을 것 같다.

기존에 펀드나 주식 등에 투자했다가 며칠 손해를 본 투자자도 성급하게 환매하기보다는 기다려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27일 주식시장이 보합권인 걸 보면 더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 지금 새로 투자해도 괜찮다는 것은 아니다.

브렉시트를 시작으로 어떻게 확전될지 모르는 상황이니 잠시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기다렸다가 코스피가 1,850선까지 떨어지면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했다가 나중에라도 2,000선까지는 오를 테니 그때 팔면 좋을 것 같다.

달러나 엔화, 금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싶겠지만 이미 많이 올랐다.

조금씩 분산투자하면 몰라도 지금 새롭게 많이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이번 위기로 각국이 어떤 대책을 만들고 대응을 할지 모른다.

정책에 따라 환율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으니 기다려 봐야 한다.

수익률이 다소 낮아도 채권형 펀드나 일부를 공모주 주식에 투자하는 혼합형 채권에 투자해 은행 이자보다 조금 더 이익을 얻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좋다.

지금같이 불확실성이 클 때는 철저하게 분산 투자하면서 리스크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 "바닥 다졌다…투자 적기"
탁장원 신한PWM분당중앙센터 팀장

코스피가 강보합 마감하는 등 27일 시장이 예상외로 괜찮았다.

브렉시트 이후 더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조금 흔들렸다.

우리 생각보다 단기 조정은 다 거쳐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오히려 지금이 투자 적기일 것으로 생각한다.

주식 채권 등 분산해서 투자하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도 최근 많이 올랐지만 고려해볼 만하다.

온스당 1,300달러 이하일 때는 투자 기회라고 생각한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1,400달러까지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식은 지난 금요일 코스피가 1,880까지 갔던 것을 생각하면 바닥을 다졌다고 생각한다.

저가로 보고 편입시키는 전략 추천한다.

중위험 중수익을 노리는 펀드 상품들이 있다.

90%는 채권에 담고 나머지 10%는 공모주나 배당주에 담는 혼합형 펀드다.

연 수익률 5% 정도는 얻을 수 있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목표 수익, 목표 손절매 가격을 명확히 세우고 과감하게 손절 해야 한다.

그래야 안정적인 수입, 안정적인 위험 관리가 된다.

또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롱숏펀드도 추천할 만하다.

돈을 모아야 하는 직장인이라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필수다.

또 적립식 펀드를 꾸준히 하면서 요즘같이 주가가 하락한 때는 투자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하면 좋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박의래 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