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플러스] 자동차株, 브렉시트 '반색'…우려 보다는 '기회'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브렉시트·Brexit)이 국내 자동차주(株)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英 탈퇴 시간 소요돼 관세 혜택 지속…엔화 강세도 '긍정적'

27일 오후 2시 29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 거래일보다 2000원(1.43%) 오른 14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모비스기아차도 1% 안팎의 강세다.

이같은 자동차주들의 강세는 브렉시트가 오히려 자동차주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영국이 실제 EU를 탈퇴하는 시점은 리스본 조약에 따라 최소 2년 이상 걸릴 수 있다"며 "그 사이에 영국과 다시 FTA를 체결한다면 관세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자동차의 영국 수출 규모는 현대·기아·쌍용차가 각각 1만·2만·6000대씩 수출하고 있어 크지 않다"며 "관세혜택이 사라져 관세율이 당장 10%까지 상승하더라도 연간 비용 발생 규모는 약 720억원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현대차 체코 공장·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등 현지생산을 포함해 한-EU FTA를 통해 역내 자동차 관세혜택을 받고 있다.

환율 환경도 우호적이다.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따라 엔화 가치가 올라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수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박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엔화 강세는 현대·기아차 등 한국 업체들의 비즈니스 여건 개선에 긍정적"이라며 "원화 약세 힘입어 미국 등 주요시장에서 인센티브 효과도 커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8월부터 약 4개월간 원·엔 환율이 1000원부터 1500원까지 수직 상승해 국내 자동차 업종에 우호적인 환율환경이 조성됐었다.

◆ 현지 생산 법인 없는 현대·기아차…日업체보다 경쟁력 높아

현대·기아차의 생산법인이 영국에 없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영국의 EU 탈퇴로 영국에서 받는 관세혜택이 없어져도 유럽에서는 일본 업체보다 가격 경쟁력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도요타·닛산·혼다 등 일본 업체들은 영국 생산법인을 통해 유럽으로 자동차를 수출해 관세로 인한 타격이 더 우려된다. 반면 현대차는 체코, 기아차는 슬로바키아에 공장에서 영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국내 완성차는 영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일본계 자동차 업체들은 더 큰 유럽 시장에서 관세 혜택을 잃어버려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일본계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해 기준 영국 현지 생산 차량의 57% 정도를 EU로 수출하고 있다. 반면 현대·기아차의 경우 유럽과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완성차를 영국에 수출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박 연구원도 "도요타의 경우 영국에서 19만대(전체 유럽생산의 25%), 닛산은 48만대(전체 유럽생산의 89%) 규모를 생산하고 있어 중요도가 높다"며 "현대·기아차의 경우 영국 판매에는 부정적이나 기타 유럽 시장에서는 일본 업체보다 경쟁력이 개선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브렉시트가 글로벌 경기 불안으로 이어질 경우 전반적인 글로벌 자동차 판매가 위축되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그는 "안전자산 선호가 뚜렷해 유가 하락과 기타 나라들의 통화 약세 등 불안정성이 확대되면 이머징 마켓이 침체될 수 있다"며 "이는 국내 자동차 업체의 재고조정·수출회복 등 연결실적 모멘텀(성장 동력) 회복의 선순환을 방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