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27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주가연계증권(ELS) 대란이 벌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황 회장은 이날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국내 주요 증권사 사장단과 긴급 회의를 갖고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현 시점에서 30% 이상 떨어지지 않는 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유로스톡스50지수는 브렉시트가 결정된 지난 24일 8.62% 급락한 2,776.09를 기록해 '제2의 홍콩H(HSCEI)지수 사태'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5월말 현재 ELS 발행 잔액 중 유로스톡스50에 연계된 물량은 42조원 규모로, HSCEI(36조원)보다 많다.

황 회장은 그러나 "유로스톡스50이 30% 하락, HSCEI가 20% 하락할 경우에만 손실(녹인) 구간에 들어가게 된다"며 "현재로선 지난 홍콩H지수 사태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또 "알려진 위험은 위험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며 "조만간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공조 등이 나오게 되면 유로스톡스50지수도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한 자기 걱정스러운 건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된 후에도 유로스톡스50지수가 뚜렷하게 반등하지 않고 L자 형태를 유지하는 경우"라며 "각 증권회사 별로 헷지 포지션 관리 등 충분한 대비를 해두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이와 함께 "유로스톡스50 지수선물이 국내에 상장했다"며 "환변동 노출 위험이 없고 유럽파생상품거래소(Eurex)에 비해 낮은 비용으로 거래가 가능한만큼 각 사의 ELS 헷지 운용 시 이를 적극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브렉시트는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 안전자산 선호 심화, 정치지형 변동 등을 통해 시장에 장기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돌발 변수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나, 과도한 불안과 공포로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고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업계가 공동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협회 내에 위기상황대책반을 가동하고 연기금에 로스컷(손절매) 자제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