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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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일어났다. 유럽연합 28개국에서 영국이 탈퇴(28-1)를 결정했다. 증시는 '브렉시트'라는 '미증유'의 사태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단기 충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주요국들의 정책 공조 등에 따라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27일 오전 10시58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03포인트(-0.21%) 하락한 1921.21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4일 장중 1892.75까지 빠졌던 지수는 이날 1900선에서 출발한 뒤 낙폭을 줄이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과 유럽 증시가 폭락세를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일단 진정세를 찾는 모습이다.

주요국의 정책공조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브렉시트 발표 이후 즉각 비상조치 준비했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영국의 금융시장 정상 운영을 위해 "2500억 파운드(약 405조원)를 추가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 중앙은행(Fed)와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성명을 통해 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영국, ECB 등은 당초 브렉시트 발생 시 비상계획에 따른 대응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며 "주중에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유럽의회 임시회의 등을 통해 영국의 EU탈퇴 관련 불확실성 해소 과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사태가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시스템 붕괴와는 다르다는 분석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브렉시트가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매크로 붕괴가 아니고 향후 유럽의 위기대응능력 및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대응전략에 따라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단기적인 충격으로 끝날 경우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 하락 시에는 코스피 기준 1850선을 전후해 저점을 형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외국인 투자자 중 8.4%(36조5000억원)를 차지하는 영국계 자금의 이탈 우려가 있다"며 "코스피는 올해 저점 주가수익비율(PER) 9.5배 수준인 1842선까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미국 신용등급 강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발생했을 때 코스피는 평균 7.7% 하락했다"며 "이번 브렉시트 현실화로 코스피는 1810선까지 저점을 확대할 수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사태 발생 이후 글로벌 증시의 향방은 브렉시트가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지와 다른 EU 회원국들의 도미노 이탈 가능성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주요국 중앙은행 등이 발빠르게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영국의 EU 탈퇴가 실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예상보다 클 수도 있어서다. 또 다른 EU 회원국들의 '도미노' 탈퇴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오 연구원은 "현재 상황이 악화될 경우 안전자산 선호의 확대로 글로벌 자금의 쏠림 현상의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할 경우 코스피는 1650선까지 저점을 낮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