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24일 오후 4시25분

[마켓인사이트] 두산·한화건설 ELB에 '뭉칫돈'
두산건설과 한화건설이 이달 발행한 주가연계사채(ELB)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두 건설회사의 ELB는 최대 연 6%의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데다 교환(인수) 대상 주식 가격이 오르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점이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이 1500억원어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 21~22일 기관과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에 3조3594억원의 투자금이 몰렸다. 청약 경쟁률은 22.396 대 1이다.

BW는 채권과 신주인수권(발행 기업의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이 결합된 상품이다. 이번 두산건설 BW 1만원어치를 배정받은 투자자는 채권 만기(2018년 6월24일)까지 연 3% 표면이자를 받을 수 있는 액면가 1만원짜리 채권과 두산건설 보통주 2주를 주당 4550원에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동시에 갖는다. 인수가액이 두산건설의 현 주가(24일 종가 기준 5130원)보다 11% 싸기 때문에 주식을 인수해 내다 팔면 매매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한 투자자는 표면이자의 두 배인 연 6%의 이자(만기보장수익률) 수익도 챙길 수 있다. 연 1.3%대인 은행 정기예금 금리의 네 배가 넘는 수준이다.

두산건설 BW 발행을 대행한 신영증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데다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대안 투자처로 ELB가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건설이 이달 3일 2500억원 규모로 발행한 교환사채(EB)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31일~이달 1일 이뤄진 청약에선 발행 물량의 90%가 넘는 2253억원어치가 팔리지 않았으나, 이자가 높고 원금 손실 가능성도 낮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3주간 900억원어치가 판매됐다.

한화건설 EB를 산 투자자는 채권 만기 한 달 전인 2021년 5월4일까지 채권을 한화생명보험 보통주로 교환할 수 있다. 주식 교환가는 주당 7400원으로, 5960원인 현 주가보다 24% 높다. 교환 기간 한화생명 주가가 주식 교환가를 계속해서 밑돌면 회사에 채권을 조기 상환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지 않고 만기까지 보유하면 연 5%의 만기수익률이 보장된다.

한화건설 EB는 KB투자 SK 유안타 한국투자 한양 한화투자증권 영업점에서 살 수 있다. 액면가(1만원)보다 낮은 9750~9800원에 판매되고 있어 투자자들은 차액만큼의 매매 수익도 챙길 수 있다.

■ 주가연계사채(ELB)

equity linked bond. 주식으로 바꾸거나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가 붙은 ‘혼합형’ 채권. 전환사채(CB), 교환사채(E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이 있다.

하헌형/이태호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