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테마주' 하한가 추락…'김해공항 테마주' 상한가

동남권 신공항 건설 계획이 백지화되고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면서 '신공항 테마주'들이 22일 갈지자(字) 행보를 보였다.

신공항이 부산 가덕도나 경남 밀양에 건설되는 쪽에 베팅해온 투자자들은 예상치 못한 결과에 대거 매물을 쏟아냈다.

이날 실망 매물의 직격탄을 맞은 것은 '밀양 테마주'들이다.

밀양에 토지를 보유했다는 이유 등으로 밀양 테마주로 묶인 세우글로벌과 두올산업은 하한가로 떨어졌다.

세우글로벌은 밀양 테마주의 대표격으로 떠올라 이달(전날까지)에만 33.2%, 올해 들어 130.2% 오르는 폭등세를 지속했다.

전날에도 '밀양 선정' 쪽에 투자자들의 베팅이 대거 이뤄진 영향으로 10.45% 상승한 채 마감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가 전날 오후 3시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김해공항 확장안을 제시한 뒤 시작된 시간외거래에선 하한가를 기록하며 폭락 조짐을 보였다.

반면에 '가덕도 테마주'들은 희비가 엇갈린 모습이었다.

이날 부산의 레미콘업체 부산산업은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이 회사는 이달 들어 34.6%, 올 들어 53.9%가량 오르는 등 가덕도 선정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해 왔다.

가덕도에 신공항에 들어서면 이 회사 레미콘 사업 실적이 좋아질 것이란 예상에 매수세가 쏠렸던 것이다.

가덕도 선정이 무산됐음에도 이날 급등세를 보인 것은 김해공항 확장안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 회사에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은 결과라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화금속(15.71%)과 우수AMS(16.31%) 같은 가덕도 테마주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동방선기(-13.98%)와 영흥철강(-5.01%) 등은 신공항 건설과 관련한 기대감이 사그라지며 급락했다.

한편 이날 새롭게 떠오른 '김해공항 테마주'에 매수세가 쏠렸다.

김해 인근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광진실업(30.00%), 아즈텍WB(21.66%) 등은 '김해공항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매수세를 끌어들여 큰 폭으로 올랐다.

그러나 이들 테마주 상당수가 유력 후보 지역에 보유 토지가 있다는 정도의 연관성밖에 없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테마주는 펀더멘털(기초여건)의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투기세력이 몰려 가격이 급등락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추종 매매를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