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20일 오후 2시55분

증권사가 판매한 파생결합증권(DLS)에 가입했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가 투자금 반환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최근 잇따르는 DLS 투자 관련 소송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본지 6월17일자 A1, 20면 참조

20일 법원에 따르면 대구지방법원 제22민사단독(판사 주경태)은 DLS 투자자 K씨가 미래에셋대우를 상대로 낸 2300만원 규모 약정금 소송을 기각(원고 패소)했다. DLS는 원유 등 실물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해 자산 가치 변동에 따라 일정 수익을 얻도록 설계한 파생상품이다.

K씨는 2013년 1월 미래에셋대우(당시 KDB대우증권) 직원의 권유로 2000만원을 투자해 금·은·브렌트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대우DLS1033’ 상품에 가입했다. 브렌트유가 기준가(배럴당 113.28달러) 대비 45%인 50.98달러 밑으로 내려가면 원금 손실을 입는 구조였다. 그는 지난해 말 브렌트유 가격이 급락하면서 지난 1월 만기 때 1507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지난해 10월 손실이 예상되자 “미래에셋대우 직원이 부당한 투자 권유를 했다”며 투자 원금과 위자료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미래에셋대우가 적합하지 않은 투자를 권유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K씨가 항소하지 않아 이 판결은 확정됐다.

이번 판결은 다른 DLS 관련 손해배상 소송에도 참고가 될 전망이다. 또 다른 투자자 K씨는 지난 13일 “안정적 투자상품인 것처럼 권유받아 원유 DLS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봤다”며 미래에셋대우를 상대로 서울남부지법에 2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단순히 DLS 투자금을 돌려 달라는 소송이 아니라 증권사의 불법 책임을 묻는 소송은 이 건이 처음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손해배상 소송은 투자금 반환 소송보다 원고의 입증 책임이 더 큰 만큼 투자자가 승소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