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주 '위험지대' 벗어났나
부실 사업을 구조조정하면서 바닥을 다진 구조조정주들이 주목받고 있다. 불황에 시달리는 해운업과 결별한 뒤 상승세를 타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와 한진중공업이 대표적이다. GS 대한항공도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면서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4.95% 오른 4135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는 채권단과 자율협약(채권단 관리)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난달 10일 이후 14.06% 상승했다.

채권단은 양해각서에 따라 한진중공업에 12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지원한다. 대출금 이자 1550억원을 감면하고 그 금액만큼 한진중공업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인수하기로 했다. 한진중공업은 2조원 안팎의 보유 부동산을 매각하는 내용의 자구계획도 추진한다. 부산 영도조선소는 특수선(방산) 전용 조선소로 전환하기로 했다.

증권업계는 이 회사가 올해 흑자전환하면서 190억원가량의 당기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 10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내는 상선부문에서 철수하면서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며 “주가순자산가치(PBR) 0.4배 수준을 적용해 목표주가를 6000원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한진해운 지분을 털어낸 뒤 주가가 급등한 유수홀딩스(옛 한진해운홀딩스) 사례처럼 해운업 부실을 털어내는 현대엘리베이터와 대한항공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자회사인 현대상선 관련 리스크가 소멸될 것이란 기대에 최근 석 달 새 21.89% 올랐다. 오는 8월 현대상선 보유 지분을 7 대 1로 감자하면 이 회사 지분율은 17.5%에서 2.5%로 축소된다.

현대상선에 대한 지분율이 급락함에 따라 지분법에 따른 손실 반영 폭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엘리베이터 목표주가를 6만8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높였다.

대한항공도 보유하고 있는 한진해운 지분이 줄면서 관련 부실을 털어낼 것이란 관측이다. 이 회사는 한진해운 지분 33.2%를 갖고 있다. 채권단이 한진해운 구조조정 방향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은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GS는 플랜트 손자회사인 GS엔텍 정상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GS엔텍은 재무구조가 악화해 지난 3월 유상증자를 통해 모회사인 GS글로벌로부터 1000억원을 지원받았다. GS엔텍의 올 1분기 말 부채 비율은 246.49%로 작년 말보다 662.98%포인트 내려갔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