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무덤덤하게 반응했다.

이미 예견된 재료인 데다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를 앞둔 경계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05포인트(0.00%) 내린 1,968.78을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0포인트(0.14%) 오른 1,971.53으로 출발한 뒤 1,970선 안팎에서 제한적인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간밤 발표된 미국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 결과가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연준은 이번 FOMC에서 현 기준금리인 0.25∼0.50%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3일 발표된 저조한 미국의 고용동향과 브렉시트 가능성 고조, 경제성장 둔화 전망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된 조치로 풀이된다.

연준은 3월에 비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2.2%→2.0%)한 반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상향 조정(1.2%→1.4%)했다.

기준금리 경로 중간값으로 보면 올해는 0.9%로 변화가 없지만 내년 1.6%(기존 1.9%), 2018년 2.4%(기존 3.0%)로 지난 3월에 이어 6월에도 대폭 낮췄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금리 인상 부담이 덜어진 반면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는 약화됐다"며 "따라서 연준의 정책 기조와 펀더멘털 여건 모두 향후 추이가 유동적으로 바뀔 여지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준이 올해 한 차례 금리를 인상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한 상태다.

김병연 NH투자증권은 "점도표에 따르면 하반기 금리 인상 횟수는 많아야 1번으로 축소됐다"며 "하반기 미 금리인상 가능성이 최대 1번으로 축소된 이상 금융시장은 적어도 미 통화정책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FOMC 결과가 당장 국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크지 않다고 봤다.

무엇보다 당장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벤트가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을 약화하며 경계감을 키우는 것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대해 "오늘의 결정에 감안된 요인 중 하나"라며 "(브렉시트 결정시) 미국의 경제 전망을 바꾸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진용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이 브렉시트 여부에 몰려 있다 보니 6월 FOMC에 대한 영향은 이머징 시장에 긴 시간 작용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당분간 브렉시트 관련 여론 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석현 연구원은 "코스피 역시 불안정성 속에서 등락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며 "추세적 접근보다는 트레이딩 관점의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연준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성향이 강화된 만큼 브렉시트 이벤트까지 해소되고 나면 증시는 실적 장세로 넘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경욱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연준이 유도한 달러 하향 안정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국내 기업의 이익 추정치 개선세가 지속되는 만큼 2분기 실적 프리뷰 시즌이 시작되며 증시는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병연 연구원도 "연준의 시장 친화적인 노력은 하반기 유동성 확대 지속과 실적 장세로의 진입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소재, 산업재, 정보기술(IT) 등 경기 민감주의 비중 확대가 주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