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전북 전주시로 이전을 앞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핵심 운용인력 이탈이 줄을 잇고 있다.

15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운용전략실장, 투자자산사후관리강화추진단장, 리스크관리센터 증권리스크관리팀장 등 실장급 운용 인력(수석 운용역)들이 동시에 사의를 밝혔다. 이들은 각각 국민연금의 운용 전략, 투자 사후관리, 리스크 관리 등의 실무를 총괄하는 핵심 인력으로 평가받는다.

실무급 운용역의 이직도 많다. 최근 3개월간 기금운용본부를 떠난 과장급 이하 실무 운용역만 6명이다. 기금운용본부 안팎에서는 올 하반기가 되면 회사를 그만두는 운용역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본부 이전이 이들 운용역이 떠나는 주된 이유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기금운용본부는 내년 2월 전주시로 옮긴다. 자녀를 키우거나 맞벌이를 하는 직원들이 지방으로 내려가는 것을 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기금을 굴려본 경험을 높게 평가하는 국내외 운용사가 적극적인 스카우트에 나서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감사원, 국회, 정부의 중복 감사 부담이나 노조와 시민단체의 운용 개입 등으로 일의 매력도가 떨어진 것도 이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운용전략실장은 국민연금 운용 수익률의 90% 이상을 좌우하는 전략적 자산배분을 총괄하는 요직이지만 내부에서는 기피 부서로 통한다. 선임 실장으로서 정부와 국회를 상대해야 하는 데다 개별 투자 기업의 의결권 행사처럼 논란이 되는 사안을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비해 크게 낮은 급여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2014년 기준 국민연금 운용역의 평균 연봉은 6500만원으로 국내 상위 10% 운용사 평균(1억1200만원)의 58% 수준에 그쳤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