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솟았던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으로 떨어지자 원유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증권(ETN)과 상장지수펀드(ETF)가 약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올해 초처럼 고공행진을 이어가기 어렵기 때문에 보수적인 관점에서 원유 관련 증권상품에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은 전 거래일보다 6.47% 내린 1만7130원에 마감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 등락률의 두 배만큼 움직이는 이 상품은 이날까지 2거래일간 11.17% 떨어졌다. 이날 WTI를 추종하는 ‘신한 WTI원유 선물 ETN(H)’은 3.2%, 브렌트유를 추종하는 ‘신한 브렌트원유 선물 ETN(H)’은 3.13% 내렸다.

원유 관련 ETF 상품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 원유생산 기업 주가를 추종하는 ‘KB STAR 미국원유생산기업(합성H)’은 4.77% 떨어졌고 ‘TIGER 원유선물(H)’은 2.84% 내렸다.

이들 원유 증권상품은 국제 유가가 급등하며 석 달 새 30~70% 올랐다. WTI는 지난 8일 배럴당 51.23달러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2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지난 10일 배럴당 49.07달러까지 떨어졌다. 4거래일 만에 50달러 선을 밑돈 것이다. 달러값이 오름세를 보이자 달러화 대체재인 원유 가격은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국제 유가를 둘러싼 수급여건이 악화되면서 50달러 중후반까지 반등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원유 선물 순매수 잔액이 최고에 이르렀다”며 “투자자들이 원유 선물 물량을 청산(매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제 유가는 50달러 안팎에서 맴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