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상장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공모주펀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기업공개(IPO) 예상 규모는 약 9조원이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호텔롯데(약 5조원) 물량이었다.

13일 펀드평가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공모주펀드 규모는 5조649억원이다. 2014년 말 2조3141억원이었던 것이 지난해부터 자금이 몰리며 2년이 채 안돼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는 호텔롯데를 비롯한 우량기업이 IPO에 많이 나서 기대가 컸다.

공모주펀드는 통상 전체 자산의 70~90%를 채권으로 운용하고 나머지 10~30%를 공모주로 담는다.

공모주펀드 운용역 대부분은 호텔롯데의 상장 무산이 펀드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애초 공모가가 높아 기관투자가 사이에서 ‘청약을 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컸던 탓이다.

A운용사 상품개발팀장은 “호텔롯데의 주된 수익이 면세점에서 나오는데,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이 오는 12월 특허권을 다시 획득할지 불확실하다”며 “이런 점에서 8만5000~11만원의 공모가 범위는 기관에 매력이 없다”고 말했다.

아예 상장이 철회된다고 해도 공모주펀드 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IPO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총 100여개. 호텔롯데 말고도 대체 투자처가 많다는 뜻이다. 하반기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두산밥캣 넷마블게임즈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알짜 회사가 대기하고 있다.

B운용사 상품지원팀장은 “시장에 공모주펀드가 크게 늘어나서 개별 펀드가 가져가는 특정 공모주 비율은 극히 미미하다”며 “특정 종목을 목표로 운용하지 않기 때문에 펀드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