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가 13일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석 달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VKOSPI는 전날보다 3.21포인트(27.04%) 오른 15.08을 나타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올해 3월 2일(15.31) 이후 최고치다.

하루 상승 폭 기준으로는 올해 2월 11일의 4.4포인트 이후 최대 수준이다.

거래소가 집계하는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토대로 한 달 뒤 지수가 얼마나 변동할지 예측하는 지표다.

통상적으로 VKOSPI는 코스피가 급락할 때 반대로 급등하는 특성이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포지수'로 불린다.

이날 VKOSPI의 상승은 글로벌 빅 이벤트들을 앞두고 시장에 불안감과 경계심이 급격히 늘어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오는 15일에는 중국 A주(내국인 거래 주식)의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지수 편입 이벤트가 예정돼 있고, 14∼15일에는 미국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다.

시장에서는 중국 A주가 MSCI 신흥지수에 편입되면 한국 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만연한 상태다.

미국의 6월 금리 인상 우려 가능성은 5월 고용지표 부진으로 대폭 약화했다는 평가지만, 이번 FOMC를 계기로 인상 시기가 구체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계심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다음 주로 다가온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투표(23일)를 둘러싼 경계심도 재부각되면서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여론조사업체 ORB가 공개한 브렉시트 찬반 여론조사에 따르면 'EU 잔류·탈퇴 어느 쪽에 투표할 것 같은가?'라는 물음에 탈퇴(55%)가 잔류보다 10%포인트나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벤트에서 극단적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경험적으로 하락 변동성을 촉발한 변수들인 만큼 관망심리 우세가 유력할 것"이라며 "수급상으로도 주식형 펀드의 환매 압력 증가로 투신권의 매도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8.57포인트(1.91%) 내린 1,979.06에 장을 마쳤다.

지난 2월11일(-2.92%) 이후 4개월여 만의 최대 낙폭이다.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