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에스티나는 지난 4월 신라면세점에서 12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경쟁사인 스와로브스키의 매출(같은 신라면세점 기준)을 처음으로 제쳤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배우 송혜교가 걸었던 귀고리를 중국 관광객들이 앞다퉈 사들인 덕이다. 로만손에서 회사 이름을 바꾼 제이에스티나는 시계업체 이미지를 벗고 주얼리를 비롯한 핸드백, 화장품 등 패션 브랜드로 자리 잡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류 마케팅으로 중국 시장에 이름을 알린 제이에스티나의 변신이 성공할지 주목받고 있다.
종합 패션브랜드로 변신한 제이에스티나 "동남아 '한류 효과' 하반기에 더 빛날 것"
○선택과 집중 택해

로만손은 지난 10일 0.67% 오른 1만5050원에 장을 마쳤다. 2월12일의 연간 저점(7870원)보다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로만손은 오는 15일 새로운 사명인 제이에스티나로 코스닥시장에 변경 상장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사명을 바꾸면 추가 탄력을 받는 경우가 많아 하반기 주가도 주목할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1988년 손목시계 사업을 시작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1999년 로만손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이후 사내 주얼리 브랜드인 제이에스티나 매출 비중(2015년 기준 53%)이 시계 부문(14%)을 훌쩍 뛰어넘자 사명을 바꿔달라는 주주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김철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제이에스티나로 회사 이름을 바꾼 것은 주얼리와 핸드백 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지난 1분기 매출 428억원, 영업이익 27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면세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7% 늘면서 깜짝 실적을 이끌었다. 제이에스티나의 국내 주얼리 시장 점유율은 13% 수준. 경쟁사 스와로브스키의 17%보다 낮지만 지난 4월 신라면세점 매출에서 처음으로 스와로브스키를 추월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류 마케팅을 통해 면세점 매출의 60~70%를 올려주는 중국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2003년 주얼리 사업을 시작하면서 한류 스타와 드라마 간접광고(PPL)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피겨스케이팅 스타인 김연아를 시작으로 소녀시대, 김수현, 지드래곤 등을 모델로 썼다. ‘파리의 연인’을 시작으로 ‘주군의 태양’ ‘프로듀사’ ‘태양의 후예’ 등 인기 드라마의 PPL에 참여해 홍보 효과를 극대화했다. 제이에스티나 핸드백 모델인 고준희가 하반기 방영될 중국 드라마 ‘하몽광시곡’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것도 중국 내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류 효과 이어질까

중국인 관광객 및 면세점 매출의 깜짝 성장은 제이에스티나가 지난 몇 년간 중국 및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꾸준히 준비해온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13년부터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마카오 공항 면세점에 입점했고 홍콩에 편집숍 형식의 매장을 열었다. 하반기엔 태국 푸껫 등 해외 면세점 두 곳에 점포를 개설한다.

태양의 후예가 종영한 지난 4월 중국 매출은 약 6억원으로 드라마 방영 전 월평균 매출(1000만~2000만원)보다 크게 늘었다. 김상근 제이에스티나 기업설명(IR) 담당 상무는 “그동안 투자단계였던 중국 법인은 적자였지만 올해는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매출이 올라올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류 마케팅이 얼마만큼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다. 태양의 후예 주인공인 송혜교와 PPL 문제로 소송전이 벌어진 지난 4월 말엔 주가가 잠시 하락하기도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