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험회사 증권회사 등의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면서 자회사인 자산운용사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합병, 재매각 혹은 구조조정 등 변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10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지난 1일 하이투자증권을 매각하기로 하면서 증권 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도 함께 매물로 나왔다. 하이자산운용은 하이투자증권이 지분 92.41%를 보유하고 있다. 하이운용 내에서는 중국 안방보험 신한금융투자 HMC투자증권 등을 인수 후보로 언급한다.

하이운용 관계자는 “어디에 팔릴지 알 수 없지만 운용사를 갖고 있지 않은 회사면 좋겠다는 게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난달 12일 금융위원회가 한 금융그룹 내 운용사를 하나만 둬야 한다는 ‘1그룹 1사’ 원칙을 없애긴 했지만 이미 운용사를 가진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구조조정 압박이 커지기 때문이다.

알리안츠자산운용과 현대자산운용이 여기에 해당한다. 안방보험은 지난 4월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하며 자회사인 알리안츠운용도 함께 사들였다. 지난해 초 동양생명을 인수하며 자회사인 동양자산운용을 보유한 안방보험은 운용사 두 개를 거느리게 됐다.

일각에선 ‘안방이 알리안츠운용을 재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사내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하지만 ‘1그룹 1사’ 원칙이 없어지며 구조조정을 거친 뒤 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KB자산운용을 보유하고 있는 KB금융지주는 4월 현대증권을 인수하며 자회사인 현대자산운용을 함께 인수했다. KB금융지주는 현대자산운용 처리 방향을 놓고 △매각 △합병 △특화운용사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현대운용은 7조원가량인 운용자산이 부동산(1조8214억원)과 단기금융(2조7001억원)에 쏠려 있어 KB운용과 겹치는 부분이 적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현대운용은 부동산 특화운용사나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