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동반 매수…삼성전자 7거래일째 상승

코스피가 9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대내외 호재에 힘입어 장중 2,030선을 돌파했다.

이날 오전 10시17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93포인트(0.24%) 오른 2,032.01을 나타냈다.

지수가 2,030선으로 올라선 것은 작년 11월 27일(2,038.72) 이후 처음이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94포인트(0.05%) 오른 2,028.02로 출발한 뒤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유지하고 있다.

대내외 훈풍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50%에서 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0.25%포인트 내렸다.

기준금리 인하는 예·적금 등 안전자산보다 주식 같은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심리를 자극하기 때문에 증시에는 호재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가 약세로 돌아섰고, 간밤 국제유가 또한 상승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7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7% 오른 배럴당 51.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50달러대를 돌파한 데 이어 하루 만에 51달러대로 올라섰다.

뉴욕 증시에서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0.37% 상승하는 등 주요 지수가 모두 오름세로 마감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3년물 국채금리가 1.378%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시장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했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는 경기 부양에 대한 중앙은행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향후 추가 부양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이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이라는 점과 15일의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편입 여부 결정, 23일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관련 투표 등 글로벌 이벤트를 앞둔 점이 지수 상승 탄력을 제한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67억원과 297억원어치를 순매수 중이다.

개인만 1천99억원어치를 팔고 있다.

업종별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으로 증권(2.31%)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 기계(0.82%), 전기·전자(1.29%), 건설업(1.58%), 의약품(0.76%) 등이 오름세다.

반면에 금리 인하를 악재로 인식하는 보험업종(-1.48%)은 하락세다.

의료정밀(-1.82%), 통신업(-0.65%)도 내림세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등락이 엇갈렸다.

전날 13개월 만에 140만원을 돌파하는 등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인 삼성전자는 이날도 1.21% 오른 채 거래 중이다.

한때 142만8천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사흘째 경신했다.

한국전력(0.17%), SK하이닉스(2.28%), NAVER(네이버·0.83%) 등도 오르는 중이다.

POSCO는 일본 철강회사 신일철주금이 보유 주식의 절반인 75만주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한다는 소식에 0.45% 하락했다.

현대차(-0.72%), 아모레퍼시픽(-0.23%), 현대모비스(-0.78%), 삼성물산(-1.20%) 등이 내림세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처음으로 6천700억원 규모의 선박 수주 계약을 따냈다는 발표에 힘입어 1.76% 상승세다.

삼성SDI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가정·직장용 거치형 배터리 사업부인 '테슬라 에너지'에 삼성 배터리가 공급될 수 있다고 밝힌 영향으로 2.29% 상승했다.

전날에는 테슬라가 신형 전기차 '모델3' 배터리와 관련해 삼성SDI가 아닌 일본 파나소닉과 협업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8.02% 급락했다.

한화투자증권은 2천억원대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는 소식으로 6.90% 급락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61포인트(0.51%) 오른 707.60을 나타냈다.

지수는 2.33포인트(0.33%) 오른 706.32로 개장한 뒤 700선 중반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크리스탈은 전날 3천5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11.95% 급등한 채 거래 중이다.

매일유업은 중국 분유 수출 회복에 따른 성장 기대감에 2.40% 상승했다.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