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외국인이 연일 2000억~3000억원대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외국인 자금 유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가 산적한 데도 순매수라는 ‘예상 밖’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세가 언제쯤 ‘정점’을 통과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23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지난 3일(1272억원 순매도)을 제외하면 매일 2000억원 이상 한국 주식을 사고 있다.

증권가는 향후 외국인 자금 유입세에 변화를 줄 요인들에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흐름의 궤적을 점칠 수 있는 지표로는 한국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줄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로 환산한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11월의 전고점에 근접하면서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외국인 순매수가 삼성전자에 집중됐다는 점도 추가 자금 유입을 장담하지 못하는 요인이다. 이달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액은 4882억원으로 네이버(990억원) 두산중공업(929억원) 한국항공우주(430억원) 등 다른 순매수 상위 종목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최근 7거래일 동안 11.72% 오른 삼성전자에서 본격적으로 차익매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외국인 자금흐름 자체도 바뀔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며칠 앞으로 다가온 점도 외국인 자금 흐름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윤정현/김동욱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