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8일 오전 5시8분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코오롱생명과학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배정 물량의 절반만 인수하기로 했다.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하는 동시에 자금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이 회장은 바이오신약 개발회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의 구주주 청약 마감일인 8일 신주 6만7434주를 청약했다. 주당 매수 가격은 12만5600원으로 총 84억원어치다. 배정 물량을 100% 청약했다면 13만4434주, 168억원어치 신주를 매수해야 했다.

이 회장은 (주)코오롱에 이은 코오롱생명과학 2대 주주다. 코오롱과 이 회장은 지난 3월 말 기준 각각 20.4%와 15.3%의 지분을 갖고 있다.

당초 시장에선 이 회장이 배정된 물량을 모두 청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차세대 성장 동력인 바이오사업에 힘을 싣는 모습을 보일 것이란 관측에서였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세계 최초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인 ‘티슈진-C’(브랜드명 인보사)를 개발 중이다.

한 증권사 유상증자담당 임원은 “이 회장은 코오롱생명과학의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며 “굳이 자금 부담을 감수하며 배정 물량을 모두 인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92만주, 1155억원어치 유상증자 절차를 밟고 있다. 납입일은 오는 17일이다. 구주주 1주당 배정주식수는 0.13주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